[진화하는 블랙박스] 화질은 HD급 이상…촬영각도 넓고 소비전력 낮아야

입력 2014-05-08 07:00
블랙박스 구입시 유의할 점


[ 안재석 기자 ] 차량용 블랙박스 구매가 늘고 있다. 일반적인 사고는 물론 최근엔 급발진 등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작정 선택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녹화 영상 품질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제조기술의 진입장벽이 낮은 탓에 제품의 질도 천차만별이다.

자동차 부품업계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은 영상의 품질이다. 사고가 났을 때 블랙박스가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녹화된 영상에서 앞차의 번호판과 신호등의 색상, 차선 등이 식별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 최소한 HD급 이상의 고화질 블랙박스를 구매해야 이런 다양한 상황에대처할 수 있다.해상도가 클수록 화질은 좋지만메모리 용량을 많이 차지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블랙박스가 촬영할 수 있는 각도인 ‘화각’도 체크 대상이다.화각이 좁으면 가까운 것을 자세하게 촬영할 수 있지만 전방시야가 줄어든다.반대로 화각이 넓으면 전방시야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으나 화면의 왜곡 현상이 생기고 사물이 멀어 보일 수 있다.

충격 감지 녹화 기능도 필수다. 시내 주행은 가벼운 접촉 사고 등 다양한 교통사고 위험에 쉽게 노출되므로 블랙박스가 차량의 충격을 자체적으로 감지해 순간적인 사고 현장까지 모두 녹화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택시 운전자라면 음성 녹음 기능도 필요하다.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한 범죄나 승객과의 마찰이 있을 때 중요한 단서로 쓰일 수 있다. 사용자가 필요할 때 음성녹음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는 제품도 효율적이다.

사후서비스가 확실한지도 반드시 확인해봐야 하는 사항이다.시중에 블랙박스가 범람하면서 제품을 판매만 하고 AS는 부실한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소비전류가 낮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포인트다. 소비전류는 블랙박스 매뉴얼에 표기돼 있다.소비전류가 낮을수록 자동차 배터리에 영향을 덜 미치고 자체적으로 전원이 나가 녹화가 안 되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고속도로를 주로 이용하는 운전자는 대부분 빠른 속도로 주행하기 때문에 정확한 영상과 위치 정보를 담아내지 못하면 블랙박스가 무용지물이다. 고속도로는 도로 모습이나 지리적 환경이 대부분 비슷하므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GPS를 장착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파 음영지역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기록할 수 있어야 정확한 사고 판단에 유용하다. 고속도로는 야간 주행 시 시내와 달리 어두운 곳이 많다. 자체적으로 밝기를 보정하고 노이즈를 제거해 주는 제품이 고품질 영상 기록에 도움을 준다.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갈 때 야외의 강렬한 빛에 갑자기 노출돼 영상을 제대로 담지 못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시야 복원이 빠른 제품을 골라야 한다.

하나하나 따져보기 귀찮다면귀에 익은 브랜드의 제품을 고르는 게 상책이다.자동차 전문 부품 기업이나 이미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받은 업체들의 범용 제품이 무난하다. 최근 중국산 제품이 범람하고 폐업제조사도 늘고 있다. 값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