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전투기에 장착된 미사일이 본체에서 비정상적으로 이탈한 뒤 지상을 스치듯 날아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7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충북 청원군 공군 17전투비행단 훈련 과정에서 이륙을 위해 대기중이던 F-4E(팬텀)전투기에 장착된 열추적 미사일 (AIM 9)1기의 로켓 모터가 점화되면서 동체에서 분리됐다. 이 미사일은 활주로에 강하게 부딪혀 파손된 뒤 바닥을 긁어가며 450미터를 움직인 다음 공중으로 떠올라 1.7km까지 낮게 날아간 후 다시 지상으로 곤두박질치면서 탄두와 본체가 분리되었다,그 이후 산산조각난 파편은 활주로 바깥 2.3km까지 튕겨나갔다. 이같은 충격에도 탄두 신관이 작동되지 않아 미사일은 폭발하지 않았다. 이 전투기는 퇴역을 앞둔 노후 기종으로 1977년 공군에 도입되었다.
공군 관계자는 “로켓 모터에 전원을 공급하는 전선중 일부의 피복이 벗겨지면서 발생한 합선으로 미사일이 오작동을 일으켜 동체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미사일은 지상에 있는 전투기에서는 발사될수 없다는 것이 공군의 설명이다. 조종사가 전투기 이륙후 랜딩기어 레버를 올려 바퀴를 동체에 집어넣고 목표물을 포착하고 무장계통을 활성화한 뒤 발사버튼을 눌러야만 미사일이 정상발사된다는 것이다. 공군은 사고당일 최초 상황보고서에서는 ‘비정상 발사’라고 기재했다가 이같은 점을 감안해 ‘비정상탈락’이라고 표현을 수정했다..
공군 관계자는 “담당 정비사가 부품별로 정해진 주기에 따라 검사를 제대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전투기가 낡아지면서 설계상 결함이 드러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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