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종잣돈 모으려면…
< 재형저축 : 근로자재산형성저축 >
< 소장펀드 : 소득공제 장기펀드 >
재형저축, 비과세 포함 최대 6% 금리혜택
소장펀드, 연말정산때 납입액 40% 공제
[ 이지훈 기자 ]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새내기들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씀씀이가 늘어나기 쉽다. 처음부터 재테크 습관을 잘 들여 종잣돈을 빨리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투자보다는 저축이 사회 초년생을 위한 현명한 재테크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부양가족이 없는 시기인 만큼 급여의 40~50%는 저축하는 게 좋다. 문제는 저금리로 인해 웬만해서는 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들이 사회 초년생의 목돈 마련을 위해 준비한 상품들을 눈여겨볼 것을 주문한다. 은행별로 판매하는 다양한 예·적금 상품, 재형저축, 그리고 소득공제 장기펀드 등이 적절한 수단이다.
비과세 상품, 재형저축·재형펀드
‘재형저축(근로자재산형성저축)’과 재형펀드는 서민과 중산층의 종잣돈 마련을 돕기 위해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장기 저축 상품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로 떨어짐에 따라 세금 한 푼이 아까운 요즘 재형저축·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으면서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재형저축은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어 특히 사회 초년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품이다. 1995년 재원 부족으로 폐지됐다가 서민과 근로자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지난해 부활했다. 급여소득자는 근로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 가입이 가능하고, 사업자는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만 가입할 수 있다.
재형저축은 7년 이상(최장 10년) 유지하면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이 면제된다. 연 4% 내외 금리에서 비과세 혜택까지 감안하면 최대 연 6%로 시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저축 상품이다. ‘3년 고정금리, 4년 변동금리 방식’의 혼합금리형 상품이 대표적이다. 다만 3년 이후 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분기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금할 수 있다. 가입을 원할 때는 소득확인증명서가 필요하며 2015년 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가 판매하는 재형저축보험,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재형저축펀드도 있다. 예금과 보험은 원금보장형이다. 다만 재형저축펀드는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이다. 재형저축예금과 보험은 3년 뒤 변동금리로 전환되기 때문에 예금과 펀드에 동시에 가입한 뒤 금리 상황을 봐가면서 펀드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박정림 KB국민은행 본부장은 “적립식 투자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재형저축 적금과 재형저축 펀드를 같이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고금리 재형저축 상품 중 하나는 최고 금리 연 4.6%인 IBK기업은행의 ‘IBK재형저축’이다. IBK재형저축은 기본금리가 연 4.3%이지만 급여 이체,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카드 사용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0.1~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4.6%를 받을 수 있다. 7년간 3%대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고정금리형 재형저축’ 상품도 출시돼 있다.
사회 초년생을 위한 다양한 예·적금
은행들은 다양한 예·적금 상품을 통해 새내기 직장인들의 목돈 마련을 돕고 있다. 새내기 직장인들은 투자 노하우가 부족한데다 종잣돈이 없기 때문에 월급으로 안정적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예·적금 상품에 매력을 느낀다. 은행들도 경제 활동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을 주거래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예·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만 18~38세 사회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첫재테크예·적금’을 출시했다. 적금으로 목돈을 마련하고 예금으로 목돈을 안정적으로 키워나가도록 설계된 패키지 상품이다. ‘KB국민첫재테크적금’은 소액 적금으로, 1만원부터 30만원 내에서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다. 적용금리는 기본 연 3.3%(월복리 연 3.41%)에 우대이율은 최고 0.05%포인트까지 적용된다. 만기 때까지 500만원 이상을 모은 고객에게는 0.1%포인트, 1000만원 이상에 대해서는 0.2%포인트의 금리를 더 얹어준다. ‘KB첫재테크예금’은 마련된 목돈을 월복리 이자를 받으며 불려나갈 수 있다. 100만~2000만원까지 예치할 수 있고, 연 금리 2.9%에 월 복리로 이자를 준다. 최고 0.02%포인트의 금리우대 혜택도 준다.
신한은행은 ‘직장인 통장’과 ‘직장인 플러스 적금’을 잇따라 내놨다. 직장인 전용통장으로 급여 이체를 신청하면 각종 수수료가 면제되고 ‘직장인 플러스 적금’의 연 이자를 0.5%포인트나 더 받을 수 있다. ‘직장인 플러스 적금’은 한 달에 10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다. 1년 정기적립식 상품 기준으로 연 2.5% 금리가 적용되고, 우대이율을 받으면 최고 연 3.5%를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의 ‘KEB 윙고빙고 적금’은 적금 가입기간 동안 취업에 성공했을 경우 연 0.1%포인트, 급여 이체 시 연 0.2%포인트 등 우대금리 혜택을 주는 취업 준비생과 사회 초년생을 위한 상품이다. 연 최고 0.3%의 우대금리 조건을 만족하고 만기 해지하는 경우엔 연 0.1%포인트의 추가금리 혜택이 주어져 최고 연 3.3%(2년 만기)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부산은행의 ‘BS MYSmart적금’은 기본금리(1년제 기준) 연 3%에서 추가로 적금가입 소개이율(최대 0.3%포인트), 청춘불패통장 자동이체 우대이율(0.2%포인트)을 합하면 최고 금리가 연 3.5%까지 올라간다.
소득공제·장기펀드
적금을 붓자니 금리가 낮은 것이 마음에 걸리고, 주식투자는 위험성이 커 꺼려지는 사회 초년생과 서민들에게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는 절세혜택을 누리면서 돈을 모을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지난 3월 출시된 소득공제 장기펀드는 저금리 시대 2030 젊은 세대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이다. 연말정산 때 연간납입액의 40%(최대 240만원)를 공제해준다. 예를들어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가 연간 600만원을 납입하면 연말정산 시 240만원을 소득공제 받아 약 39만6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5년 이상 가입해야 한다. 만약 5년전에 해지하면 그동안 공제 받은 세액을 추징해야 한다. 총급여 연 5000만원 이하의 근로소득자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며, 가입 후에 급여가 인상돼도 8000만원까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입 기한은 2015년 12월 말까지다.
하나대투증권은 사회 초년생과 서민·중산층의 재산 형성을 위해 소장펀드 21종을 지난달 17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판매 중인 소장펀드는 국내를 대표하는 11개 자산운용사의 21종 펀드로 가치투자형과 배당형·인덱스형·채권혼합형·절대수익형 등이다. 또 시장상황에 따라 전환이 가능한 5종의 전환형 펀드도 함께 선보였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난 3월 ‘신한BNPP 소득공제 장기펀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신한은행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신한BNPP 소득공제 장기 펀드는 중장기 성과가 검증된 대표 펀드, 장기 운용을 통해 성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펀드들로 구성해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낸다는 방침이다.
현대증권 ‘에이블 소장펀드’는 내년 말까지 가입할 수 있는 한시 상품이다. 가입일로부터 5년 미만 기간에 중도 인출하면 납입총액에 추징세액(6.6%)이 부과되지만 5년 이상 유지하면 과세 없이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다. 현대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소장펀드 가입 때 적립식 약정(월 10만원 이상, 5년 이상) 고객이 연속 3개월 이상 적립식 자동매수를 하거나 50만원 이상 매수하면 상품권 1만원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현엽 하나대투증권 상품개발부장은 “소득공제 장기펀드는 재산 형성과 절세 혜택이 꼭 필요한 20~30대 근로소득자들이 꼭 관심을 가져야 하는 필수 재테크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