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에 끈조절 홀더 달아
묶고푸는 번거로움 없애
출시까지 꼬박 5년 걸려
"기술판매 요청도 거부
내년 해외시장으로 진출"
[ 김태현 기자 ]
신발업체 선업의 박광인 사장(60)은 주말이면 아내 손을 잡고 산을 오르내린다. 집을 나설 때면 그가 늘 하는 일이 있다. 아내 대신 신발 끈을 동여매주는 것이다.
박 사장은 “유달리 처가 신발 끈을 잘 매지 못한다”며 “암수 단추처럼 딱 누르면 끈이 고정되면서 조여주고 빨리 풀 수 없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원터치 스피드레이스 시스템’을 부착한 트레킹화가 나오게 된 계기다.
◆“다이얼 나사방식과는 다르다”
4월 으뜸중소기업제품상을 받은 이 신발은 2~3초 만에 간편하게 조이고 풀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박 사장은 “외국에 로열티를 주는 기존의 다이얼 나사방식으로 신발 끈을 조이는 제품과는 전혀 다른 방법인 원터치로 신발 끈을 조였다 풀었다 할 수 있는 토종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끈 길이를 조절하는 장치와 끈을 고정하는 홀더를 달아 매듭을 묶고 푸는 번거로움을 해결했다. 자신의 발 크기에 맞게 한번 고정시켜 놓으면 원터치 버튼으로 트레킹화를 조이거나 풀 수 있다.
선업은 신발에 좋은 소재를 써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내구성을 높여 발 피로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지난 3월부터 판매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5년 걸려 제품 개발
박 사장은 “제품 아이디어를 생각한 뒤 출시하기까지 꼬박 5년이나 걸렸다”고 설명했다. 금형가격만 1억원 이상 투입했다. 그는 “제품을 만들어놓으면 연결고리가 뚝 부러지기도 하고 버튼 부문이 손에 걸려 원터치 기능을 부드럽게 하지 못했다”며 “10여차례나 개발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업을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5명의 개발 담당직원과 함께 밤낮없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선업은 2012년 ‘신발끈 장력조절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국내특허를 받았고 2013년엔 미국특허를 땄다.
국내 대기업에서 거액을 제시하며 기술판매를 요청했으나 박 사장은 거절했다. 그는 “신발산업은 희망이 있는 사업”이라며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 해외진출 하겠다"
선업은 박 사장이 1986년 태양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실내화와 슬리퍼를 제조하던 회사였다. 학교에서 신는 실내화와 슬리퍼 상당수가 선업 제품이다. 2001년 선업으로 사명을 바꿨고 아동화와 성인화로 품목을 확대했다. 2008년부터 트레킹화와 등산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매출은 100여억원이다.
박 사장은 “외국 브랜드보다 기능과 품질,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만큼 내년부턴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해=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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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으뜸중기제품
△파워캅의 LED 스탠드(휴먼라이팅) △할로콜네트웍스 음성통화시스템(할로콜) △선업의 원터치 스피드레이스 신발 △월드휴먼텍의 스마트호신기(마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