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주부 장모씨는 가전제품을 바꾼 후 외출이 부쩍 늘었다. 에어컨은 더운 날씨에 알아서 작동하고, 세탁기는 비가 오기 전 빨래를 시작한다. 로봇 청소기는 청소 상태를 찍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송해 준다. 스마트폰으로 '외출'·'귀가' 모드를 따로 지정하고 TV를 비롯한 각종 기기를 원격 제어할 수도 있다.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사물(事物)에도 통신 기능이 접목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가 열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업체들이 사물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물인터넷은 사물과 사물사이에 다양한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홈, 헬스케어, 스마트카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산하는 추세다.
SK텔레콤은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시스템인 '스마트팜'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격으로 농작물 재배시설을 개폐·제어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차량을 통신망에 연결해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오토모티브'도 선보였다.
KT는 자동차 텔레메틱스 분야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위치를 확인하거나 도난시 차량을 추적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전자태그(RFID)를 기반으로 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버스, 택시, 화물차 등을 관제하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국내 대표적인 가전업체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를 중심으로 한 가전기기 통합 솔루션인 '스마트홈' 사업을 시작했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오븐, 로봇청소기 등 생활가전 제품과 조명을 제어하고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LG전자도 통합 솔루션 '홈챗'을 공개했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인 네이버의 '라인(LINE)'을 이용해 음성이나 메시지를 인식하고, 집안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진행 상황도 수시로 체크한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데이터 정보를 파악, 공유하며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며 "시장에 첫 발을 내딛고 힘차게 출발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성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