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임직원 돈벼락 맞고도 회사 떠난 까닭은?

입력 2014-05-04 10:01
2010년 스톡옵션 행사가 600원…시세차익 132배 넘을 듯
돈방석 카카오 임직원, 독립해서 벤처행



[ 김효진 기자 ]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의 몸 값이 치솟고 있다. 카카오 임직원들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팔아 '돈방석'에 앉게 됐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카카오 스톡옵션은 총 83만4250주가 행사됐다. 2012년 스톡옵션이 2만4000주 행사된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스톡옵션은 임직원이 회사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일정 기간 후에 살 수 있는 권리다. 카카오는 2006년 12월 설립된 이후 201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때문에 인재를 영입하는 수단으로 스톡옵션이 적극 활용됐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톡' 서비스를 출시한 2010년 스톡옵션 140만9000주를 발행했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스톡옵션 발행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 중 47만7800주가 행사됐다. 이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은 600원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삼성증권을 통해 우리사주 25만주를 주당 7만9560원에 매각한 점을 감안하면, 시세차익은 132배가 넘는다.

카카오는 짧은 시간동안 급성장을 하면서 주식 평가액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임직원이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직원수는 2006년 설립 당시 5명에 불과했고 2010년 3월에도 20명 수준이었다. 당시 직원 한 명당 7만주 이상 스톡옵션을 받았고, 56억원 이상을 움켜쥔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 실적도 크게 성장했다. 카카오는 2012년 '카카오 게임하기' 흥행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은 2108억원, 영업이익은 6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57%, 영업이익은 843% 치솟았다.

최근 카카오의 장외거래 가격은 주당 12만원선에 형성돼 있다. 카카오가 상장한 이후에는 주가가 20만~30만원에 육박해 시가총액이 5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가 2011년 발행한 스톡옵션 행사가는 2500원~1만원, 2012년에는 1만2000원~2만원 선이다.

카카오 장외가격을 토대로 계산하면, 김범수 의장(지분 55%)의 주식 평가액도 1조7300억원대로 치솟는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약 1조1900억원)을 앞서는 금액이다.

다만 최근 거액을 움켜쥔 카카오 임직원들은 회사를 떠나고 있다. 카카오 출신인 모 벤처기업인은 "스톡옵션 행사 기간이 다가올 때 마다 카카오 임직원들이 이탈하고 있다"며 "큰 수익을 낸 만큼 벤처회사를 차리겠다는 목표로 나오는 동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이끈 반승환 부사장이 사표를 냈다. 지난해 말에는 이확영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카카오를 떠났다. 반 전 부사장과 이 전 CTO도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 일부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임직원 이탈을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대부분이 회사의 성장성을 믿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