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사미' 울산점 박진섭 대표 "보신탕 못 먹던 사람들도 추천…메뉴 내놓자 매출 상승"

입력 2014-05-03 16:58
수정 2014-05-04 10:03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빈 접시가 돌아올 때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투박하지만 맛깔스러운 손맛과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위세를 떨치는 곳이 있다. 울산 남구 옥동에 자리한 보신탕 전문점 '우사미'가 바로 그곳이다.

주인장인 박진섭(36·사진) 대표는 서울에서 운영하던 외식 사업을 접고 고심 끝에 고향인 울산으로 내려왔다. 도심상권은 유동인구가 많지만, 창업비용도 많이 들었고 같은 상호를 가진 가맹점이 너무 많은 게 단점이다. 이에 같은 상호의 점포이지만 투자 대비 점포 입지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서울에서 공동명의로 창업하다 보니, 의도와는 다르게 많은 부분이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창업비용, 점포개발 등 수많은 과정에서 비용 부분이라던가 내재적인 문제가 걸려있었습니다. 일단 보류를 하고, 제 고향인 울산에서 가게를 준비하게 되었죠."

한국의 '뜨거운 감자' 보신탕

이곳의 주메뉴는 보신탕. 먹는 사람은 먹는 사람대로 안 먹는 사람대로 분명한 이유가 있다. 보신탕 애호 인들은 그 맛과 영양가에 극찬을 보내지만, 보신탕에 들어가는 재료에 대한 논쟁은 끝이 없다.

하지만 보신탕은 본래 소고기를 먹기 어려웠던 시절에 단백질 섭취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먹게 된 우리의 전통음식이다. 매년 복날 때마다 이어지는 거센 항의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박지섭 대표가 그 가능성을 펼쳐 보였다.

그는 보신탕을 좋아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먹기 힘든 보신탕 애호가나 보신탕을 혐오스러워하는 보신탕 반대론자들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있는 메뉴로 이 음식을 개발했다.

"소고기 보신탕은 기존에도 드문드문 있던 음식입니다. 하지만 맛은 천차만별이죠. 육개장이니, 국밥이니, 비슷비슷한 맛을 두고 이름만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존의 보신탕 맛을 똑같이 재현하고 싶었어요."

소고기 보신탕은 우거지 등 채소류나 양념류 등은 기존 보신탕집 전골 그대로다. 대신 고기는 도가니 수육만을 엄선해 뜨거운 물에 삶았다 꺼내서 찬물에 넣어 식히고 다시 끓이다가 식히는 번거로운 작업을 여러 차례 반복해 소고기로 개고기 맛과 육질을 고스란히 살렸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보면 손님들이 저를 찾으시더라고요. '진짜 개고기 안 들어가요?' '개고기가 안 들어가는데 왜 개고기 맛이 나죠?' 이런 질문들을 받아요. 특히 보신탕을 못 먹던 분들, 여성분들이 입소문을 많이 내주셔서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요. (웃음)"

"우리 사장님이 미쳤어요…싸다고 얕보지 마세요"

박진섭 대표는 손님 모두 만족하는 상을 내놓기 위해 몇 가지 고집을 부린다. 이 집의 메뉴판을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소고기 보신 전골(성인3-4인분) 2만 8천 원, 옛날 불고기(300g) 1만 5천 원, 육회(200g) 1만 2천 원. 또 기본적으로 맛깔스럽게 튀겨낸 소고기 튀김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이쯤 되면 수입 소고기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량 국내산을 고집한다.

"상호 '우사미'는 '우리 사장이 미쳤어요'의 줄임말이에요. 끝까지 좋은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마구 퍼주는 식당이 돼야죠. 돈을 남기지 말고 손님을 남기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면 돈은 절로 벌리니까요. (웃음)"

글 = 김현진 기자 sjhjso12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