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매물은 많은 데 소화는 안되고…캐피탈M&A 대출채권 매각으로 선회하나

입력 2014-05-02 13:48
수정 2014-05-07 14:40
KT, KT캐피탈 매각 태핑 결과 나쁘자 대출채권 매각 검토...한국씨티그룹캐피탈 성공사례
아주, SC,두산,산은 등 캐피탈 매물만 5~6개...인수자 찾기 힘들어
비씨카드 역시 은행권 특정 대주주에 매각 꺼려해 일부 지분 매각 검토


이 기사는 04월29일(08:4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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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업체 매물이 인수·합병(M&A)시장에 쏟아지고 있지만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자, 대출채권을 매각해 자산을 줄이거나 일부 지분만 매각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온 캐피탈 매물은 업계 2위인 아주캐피탈, KT캐피탈, 두산캐피탈,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 등이고, 산은캐피탈, 효성캐피탈 등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그룹은 재무구조개선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금융계열사인 비씨카드와 KT캐피탈에 대한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나 시장의 수요자조사(태핑) 과정에서 인수후보가 없자 지분 매각이나 대출채권 매각을 차선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KT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T그룹이 아직 내부적으로 비씨카드와 KT캐피탈을 완전 매각할 지 여부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현실적인 대안으로 대출채권 매각이나 지분 일부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IB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DGB금융지주 등 캐피탈 인수를 필요로하는 국내 유력 인수후보들에게 비공식적으로 KT캐피탈 인수의향을 타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캐피탈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자 KT는 KT캐피탈의 대출채권을 매각해 자산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그룹은 KT캐피탈과 비씨카드를 완전 매각할 지, 지분이나 대출채권만 매각할 지 다음달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은 지난 수년간 대출채권을 계속 매각해 2011년 2조2293억원에 달했던 자산을 작년말 1조6954억원으로 25.1%줄이는 데 성공했다. 대출채권은 주로 동종업계나 대부업체 등에서 매입한다.

KT캐피탈의 지난해말 총대출 규모는 2조3388억원이다. 일반 대출이 1조3085억원으로 가장 많고, 리스가 6720억원, 할부금융이 638억원 등이다.
KT캐피탈이 지분 69.54%를 보유한 비씨카드 역시 은행권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공공재적 성격이 크기 때문에 일부 금융회사에 매각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경영권을 위한 최소한의 지분만 남기고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실제 금융당국의 고금리 대출, 할부금융과 리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캐피탈업체의 인수 매력도는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피탈사는 이미 작년 3월 금융당국의 할부취급수수료 폐지로 타격을 받았고, 리스 관행개선 정책에 따라 수수료수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캐피탈사는 카드와 달리 정부의 인가가 필요없이 자본금 200억원만 있으면 설립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진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인수 보다 설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주그룹은 최근 제조업에 집중하기위해 아주캐피탈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흥행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두산그룹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을 지키기 위해 2012년부터 두산캐피탈 매각을 시도했고,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작년 7월부터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산은금융지주의 KDB캐피탈과 효성그룹의 효성캐피탈도 IB업계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으나 실제 M&A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것도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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