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 지방공항 날개 펴나…올 들어 여객 급증

입력 2014-04-30 21:10
수정 2014-05-01 05:02
양양공항 국제선 이용객
2013년 동기 대비 142% 증가
中·러시아 노선확대 영향


[ 김인완 기자 ] 30일 오후 강원 양양군 손양면에 있는 양양공항 터미널. 2년 전만 해도 승객이 없어 ‘유령공항’으로 불렸던 양양공항이 올 들어 중국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이날 낮 12시50분 중국 길상항공 항공편으로 상하이에서 147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입국했다.

오후 3시와 9시5분에는 진에어 항공편으로 선양과 난닝으로 183명과 182명이 출국했다. 양양공항 측은 올 들어 중국 관광객이 하루 평균 1000명을 넘자 이달부터 중국어 통역원 3명을 배치했다. 중국 관광객들은 설악산과 전통시장, 동해를 둘러보고 서울과 제주에 다녀온다.

김동국 양양공항 운영팀장은 “이달부터 중국 도시 취항이 늘어 올해 이용객은 지난해(3만8000명)보다 11배가량 증가한 4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공항 ‘사망 직전’서 부활

김포·제주·김해공항을 제외한 만성적자 공항인 11개 지방공항이 올 들어 여객 급증으로 날개를 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양양·대구·청주·무안공항 등 지방공항이 올 들어 중국 및 동남아 부정기 노선 취항 확대로 외국인 여객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14개 지방공항의 1분기 여객 수송은 총 1335만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국내선은 1069만여명으로 14.3%, 국제선은 265만여명으로 10.1% 늘었다.

특히 지방공항 활성화의 핵심인 국제선 여객은 올 1분기에 양양공항 142.3%, 무안공항 25.8%, 청주공항 17.2%, 대구공항 8.3% 증가했다. 국제선이 있는 지방공항은 모두 여객이 증가한 것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중국 노동절(5월1~4일)과 일본 골든위크(4월27일~5월8일) 기간 지방공항에는 올 들어 가장 많은 외국 관광객이 입출국한다”고 소개했다


○국제 노선 잇따라 개설

지난해 8월부터 중국 상하이 정기노선과 3개 도시 부정기편만 오갔던 양양공항은 이달부터 진에어에서 선양, 난징, 충칭, 시안 등 8개 부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2일부터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도 개설한다.

청주공항은 올해 중국 난방항공의 신규 취항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등과 함께 4개 항공사가 베이징, 항저우, 선양을 운항하고 있다. KTX로 여객이 감소했던 대구공항도 지난 3월 제주항공, 오는 7월 이스타항공 취항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선은 1분기에 KTX 영향권인 여수·울산공항을 제외한 양양공항(100%), 군산공항(17.1%), 청주공항(11.5%), 대구공항(10.9%), 원주공항(14.7%), 사천공항(4.9%), 무안공항(3.9%) 등 모든 지방공항에서 여객이 증가했다.

○공항·지자체·항공사 공동 노력

지방공항의 여객 증가는 한국공항공사와 지방자치단체, 항공사가 여객 증대를 위해 공동 노력한 결과다. 정연문 한국공항공사 항공마케팅실 차장은 “여객 증가는 항공사의 해외 노선 신설, 지자체의 홍보활동, 공항공사의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지난 6일부터 무안·청주·양양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72시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어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 입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각각의 지방공항이 흑자전환하기 위해서는 연간 여객 150만명을 넘어야 한다”며 “하지만 흑자를 내고 있는 김포·제주·김해공항을 제외한 지방공항의 여객은 최소 3만명(양양공항)에서 최대 137만명(청주공항) 선으로 조만간 흑자전환 지방공항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