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개조 첫 단추 '官피아'부터 수술하라] 고시 없는 미국, 직위별로 전문가 채용

입력 2014-04-30 21:04
[ 김재후 기자 ]
고시 제도가 없는 나라도 있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전형적인 ‘투 트랙(two-track)’이다. 차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은 철저히 정무직이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정권을 잡으면 차관급 이상은 정치인이나 교수, 일부 관료 중에서 ‘자기 색깔’ 사람으로 채운다. 반면 나머지 공무원은 전문성에 따라 직업 공무원으로 뽑는다.

직업 공무원도 고시와는 무관하다. 특정 업무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내걸고 여기에 맞는 전문가를 뽑아 쓰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한국의 관료처럼 1~2년도 안돼 이 자리, 저 자리로 옮겨다니는 일이 거의 없다. 보통 한 분야를 맡으면 그 분야에서 계속 일한다. 승진도 대개 해당 분야에서 보다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는 식이다.

이 같은 제도를 학계에선 ‘직위분류제’라고 한다. 한국처럼 1급부터 9급까지 직급을 두는 ‘계급제’와 대비되는 제도로 1923년 관련법이 제정되면서 공무원 임용 체제로 자리를 잡았다.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이전에는 연방정부가 공무원을 뽑아 각 부처에 배분했지만 그 이후에는 각 부처가 각자 뽑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