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강국 이끄는 기업 (11) GS그룹
GS칼텍스 여자 배구단
V리그 우승 화려한 부활
아마 7단 허동수 회장
한국바둑 '키다리아저씨'
[ 최만수 기자 ]
2004년 LG그룹과 GS그룹이 분리될 때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축구단부터 챙겼다. 안양LG축구단이 FC서울로 재탄생하는 데는 그의 축구사랑이 큰 몫을 했다. 그는 1998년부터 17년째 축구단 구단주를 맡고 있다. 바쁜 일정을 쪼개 FC서울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것은 물론 매년 해외 전지훈련장도 직접 찾아 선수단을 격려한다.
허 회장은 평소 선수단에 “이기는 축구에 앞서 재미있는 축구가 돼야 한다”며 “얼마나 많은 관중이 축구를 관람했고, 팬들의 기대에 맞춘 신바람 나는 경기를 보여줬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말은 FC서울이 한국 프로축구 최고 인기팀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자 밑거름이 됐다. 허 회장은 매년 GS, LG, LS 등 범LG그룹 임원을 초청하는 ‘총 응원의 날’ 행사를 직접 마련한다. FC서울 선수단이 임원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펼쳐 보이면서 사기를 북돋는 시간을 갖는 행사다.
○인기팀 FC서울, 최다 관중 기록
FC서울의 전신은 서울을 연고로 1983년 창단된 럭키금성 황소축구단이다. LG 치타스(1991년), 안양 LG 치타스(1996년)를 거쳐 2004년 FC서울로 재탄생했다. 1985년 태국 출신 피아퐁의 활약에 힘입어 첫 번째 리그 우승을 했다. 이후에도 리그 우승을 네 차례(1990·2000·2010·2012년) 차지했다. 팀을 이끌고 있는 최용수 감독은 2000년 선수로, 2012년에는 감독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FC서울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한 경기 최다 관중(6만747명·2010년 5월5일 성남전) 기록을 보유하는 등 최고 인기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세계 7대 더비로 소개된 수원과의 라이벌전은 ‘슈퍼매치’로 불리며 K리그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장기주 GS스포츠 대표는 “FC서울은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등을 키워 유럽으로 진출시키며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했으며 현재는 FOS(Future of FC Seoul) 팀을 만들어 유소년 축구 발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2004년부터 FC서울을 후원해왔다. FC서울 유니폼과 펜스 광고, 전광판 등을 통해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노출해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올해부터는 GS샵이 주요 후원사로 나섰다.
○GS칼텍스, 배구·바둑 발전 이끌어
GS칼텍스(옛 호남정유)가 1970년 창단한 ‘호남정유 여자배구단’은 한국 여자 배구와 역사를 같이해왔다. 9년 연속 슈퍼시리즈 우승 시대(1991~1999년)를 거치며 전무후무한 92연승 기록 등을 세운 명문구단이다. 현재 프로팀 GS칼텍스 킥스(kixx) 여자배구단으로 이름을 바꾼 이 구단은 장윤희, 이도희, 박수정, 홍지연, 정선혜 등을 배출했다. 2000년대 들어 주전 선수들의 세대교체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05년 프로배구 V리그 출범 이후 2007~2008년, 2013~2014년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강팀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GS칼텍스는 바둑계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해왔다. 이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각별한 바둑사랑이 배경이다. 아마 7단인 허 회장은 보성고 재학 때부터 바둑을 뒀다. 두면 둘수록 승부에 집착하게 되는 묘미를 느껴 계속 바둑을 두고 있다고 한다. 2001년부터 13년간 한국기원 이사장을 지내며 바둑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GS칼텍스 프로기전’을 창설했고 한국바둑리그 킥스팀을 만들었다. 지난 3월 한국기원 명예 총재로 추대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