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나 기자 ] "국제 무대에서 우리 회사의 주력제품인 엑슬 샤프트(트럭 등 상용차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장치)의 위상을 확인하고 확실히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도면 먼저 보내주겠다며 주문을 서두르는 업체도 많았어요. 해외 신규 수주 성과는 눈에 띄게 늘어날 것입니다."
지난 29일 경남 창원 한일단조 본사에서 만난 권병호 대표이사(사진)는 확신에 가득찬 표정으로 이처럼 말했다. 그는 "40년 대장장이 인생의 출발점이 된 곳에서 남은 열정을 모두 쏟아 부을 것"이라고 했다.
한일단조 신입사원으로 업계에 첫 발을 내딘 그는 지난달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단조업계 '기술통'으로 인정받아 30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회사와의 첫 인연은 유한공고 3학년 졸업반 시절 공장 실습. 권 대표는 국내 단조업계 1세대 기업에서 배운 단조의 매력에 단숨에 빠져 들었다.
무엇보다 강인하고 호탕한 성격과 잘 맞았다. 단조는 금속재료에 강한 압력을 가해 형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육중한 업셋(압력기)이 벌겋게 달궈진 쇠봉을 찍어누르면 귀가 얼얼할 정도로 꽝 소리가 난다.
이 회사는 상용차 핵심 부품인 액슬 샤프트, 링기어로 국내 점유율 90%를 달리고 있다. 신제품 베벨기어도 최근 인기가 높아졌다. 재규어랜드로바 등에 납품돼 연간 매출은 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해외 주요 고객사인 부품업체 다나 앞으로 베벨기어 대기물량은 180만 개에 육박한다. 수주 증가로 제조라인 증설도 내부적으로 논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전체 매출 1500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을 무난히 넘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실적에서 10% 이상 올려 잡은 목표다. 3년 내 매출 2000억 원 돌파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2007년 세운 태국 공장이 정상화되면서 실적도 날개를 달 것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의 공장이 대거 들어선 태국에 국내 단조업계로는 처음으로 진출했던 만큼 그동안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이제 글로벌 진출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이 본격화될 일만 남았습니다. 설비 증설도 올 하반기면 마무리됩니다. "
내부적으로는 질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그는 "취임 이후 현장을 둘러보며 설비 노후, 재료 누수 등 비용이 새 나가는 요소들이 꼼꼼히 점검했다"며 "전 부서가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고 수익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