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많아 사업하기 힘드네" 인도서 발빼는 글로벌 기업

입력 2014-04-29 21:08
수정 2014-04-30 03:45
월마트, 현지업체와 제휴 청산
NTT도코모, 투자사 지분매각


[ 도쿄=서정환 기자 ] 인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인도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과도한 정부 규제와 허술한 품질 관리,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주된 이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 초 일본 제약업체 다이이치산쿄가 인도 란박시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NTT도코모도 철수 방침을 정하는 등 인도에 진출한 기업이 잇달아 발을 빼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는 2009년 투자한 인도 현지업체 타타텔레서비시즈(TTSL) 지분 26%를 매각하기로 했다. NTT도코모는 2600억엔을 출자해 인도시장에 진출했지만 지난 한 해에만 500억엔의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 통신시장은 15개 회사가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전국 20개 지역에서 각각 면허를 따야 할 정도로 정부 규제가 과도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월마트와 영국 테스코 등 소매 업체도 사업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 2012년 외국기업의 종합 소매업 진출이 허용됐지만 여전히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영세 상점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가 정치권 안팎에서 거세기 때문이다.

테스코는 지난달 타타그룹 계열 트렌트 하이퍼마켓과 50 대 50의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최종 승인 절차를 남겨둔 상태에서 선거라는 복병을 만났다. 총선에서 우세한 야당인 인도 인민당도 외국자본 진출에 반대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당초 2012년 소매시장 진입을 목표로 잡았던 월마트는 지난해 현지업체 바르티와 맺었던 제휴관계를 청산했다.

다이이치산쿄는 지난해 자회사인 인도 란박시로 인해 곤욕을 치른 뒤 아예 지분을 매각하고 인도에서 철수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