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들의 큰 전쟁…수입차 시장 판도 바꾸다

입력 2014-04-29 07:10
수정 2014-04-29 09:33
[ 최진석 기자 ] ‘27.1%.’ 올해 1분기 국내 수입차 시장 성장률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4만4434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4964대보다 1만대가량 늘었다. 멈출 줄 모르는 고성장세다.

좀 더 들여다보면 수입차 시장의 성장은 배기량 2000㏄ 미만의 ‘작은 차’들이 주도했다. 이 기간 2000㏄ 미만 수입차 판매량은 2만3802대로 전년 동기(1만8757대)보다 26.9% 늘었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엔진 배기량은 줄이면서 출력은 높이는 ‘다운사이징’ 기술 덕분에 BMW 5시리즈 같은 큰 차도 1995㏄짜리 엔진을 달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작은 차가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수입차 업체들의 작은 차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10일 BMW그룹코리아는 영국 고급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의 3세대 모델 ‘더 뉴 미니’를 출시했다. 신차는 지난 3월 사전계약을 실시한뒤 계약물량이 700대를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더 뉴 미니는 기존 모델보다 크기는 더 커졌고, 새로 개발된 엔진이 탑재됐다. 기존 모델보다 크기가 커지며 한층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갖췄다. 적재공간도 211L로 기존보다 32% 커졌다. 엔진도 바뀌었다.

미니 쿠퍼는 1500㏄ 3기통 가솔린 엔진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2.4㎏·m의 힘을 발휘한다. 이보다 고성능 모델인 미니 쿠퍼S는 2000㏄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으며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m이다. 가격은 2990만~4240만원이다. 기존보다 한층 부드러워진 승차감으로 남성 고객과 함께 여성층 공략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BMW는 지난 24일 소형 전기차 ‘i3’도 내놨다. i3는 한 번 충전해 최대 130~160㎞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 시속은 150㎞다. 가격은 5800만~6900만원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2300만원을 받으면 3500만~4600만원에 살 수 있다. BMW그룹코리아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연내 대형마트 이마트 등 60곳에 112기의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올해 초소형차 인기몰이는 아우디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디젤 승용차인 ‘뉴 아우디 A3 세단’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기존 A3 해치백보다 길이가 146㎜긴모델로,높은복합연비(16.7㎞/L)와 합리적인가격(3750만~4090만원)으로 20~30대 소비자들의 높은 지지를받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지난 2월 소형 세단 ‘CLA 200 CDI’를 선보였다. 4도어 소형 쿠페답게 화려한 디자인이 장점인 이 차의 가격은 4630만원으로 A3보다 높게 책정됐지만판매량이A3세단에 뒤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가격 인하 정책을 펴는 소형차도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트는 지난 2월 소형차 친퀘첸토(500)의 가격을 170만~420만원까지 인하했다. 친퀘첸토 팝(500 POP)은 2270만원, 친퀘첸토 라운지(500 Lounge)는 2570만원으로 각각 420만원 내려갔다.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인 친퀘첸토C(500C)는 3130만원으로 170만원 하향 조정됐다.

일본 혼다는 지난달 옵션을 추가하고 가격은 동결한 준중형 세단 ‘시빅’을 내놨다. 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TPMS)와 언덕길 밀림 방지 시스템(HSA) 등 안전 사양을 추가했다. 배기량 1800㏄짜리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42마력, 최대토크 17.7㎏·m의 성능을 갖췄다. 복합연비는 13.2㎞/L, 가격은 2790만원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