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당시 9분45초짜리 최초 구조 영상 공개
검·경, 목포해경·119 상황실 압수수색
[ 최성국 / 배석준 기자 ]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세월호 사고 당시 신고를 받은 목포해양경찰과 119 상황실을 압수수색하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합동수사본부는 28일 오전 10시30분께 전남 목포해경에 수사관 7명을 보내 상황실 근무일지와 교신 녹취록 등을 압수했다. 목포해경은 최초 신고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 등을 묻는 등 구조작업에 나서기까지 시간을 지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본부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근무를 소홀히 했는지, 신고를 받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수사본부는 단원고 2학년 최덕하 군으로부터 최초 신고를 받은 전남도 소방본부 119 상황실도 압수수색할 방침이다. 사고 당일 오전 8시52분 최군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119 상황실은 2분 뒤 해경에 사고 사실을 알렸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본부는 전날까지 해경이 관할하는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제주 VTS를 잇달아 압수수색하고 해경과의 연계 체계, 비상 상황 시 대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 두 관제센터가 세월호의 급격한 방향 전환 등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한 이유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검찰에 송치된 선장 이준석 씨 등 승무원 3명을 상대로 사고 당시 행적 등을 조사 중이다. 수사본부는 일부 승무원이 특정 종교와 관련된 사실을 확인하고 사고와의 연관성도 조사할 방침이다.
해경은 사고 당시 세월호 승무원들의 탈출 장면을 담은 10분짜리 동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승무원들이 제복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뒤 바로 앞에 있던 구명벌도 작동시키지 않은 채 가장 먼저 도착한 구조정에 올라 탈출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목포해경 123정(100t급)은 지난 16일 오전 8시58분 상황실로부터 출동 명령을 받고 9시30분 30㎞ 떨어진 사고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세월호는 이미 왼쪽으로 50~60도 기울어진 상태였다. 구조정이 세월호 좌현에 밀착하자 3층 복도에 있던 기관부원 7명이 옮겨 탔다. 동시에 조타실에 모여 있던 선장 이씨와 승무원 7명이 황급히 올라 탔다. 모두 운항 중 입어야 하는 제복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이씨는 심지어 팬티 차림이었다. 조타실 바로 옆에는 구명벌 46개가 있었지만 이를 작동시키려는 승무원은 없었다. 승무원들은 모두 구조정에 모여 함께 구조된 승객 70여명과 함께 사고 현장을 가장 먼저 떠났다.
목표=최성국/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