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훈련이 참사 막는다"…대구 안전테마파크 '북적'

입력 2014-04-28 20:52
수정 2014-04-29 04:27
세월호 교훈…체험객 급증


[ 김덕용 기자 ] 28일 대구시 용수동에 있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학부모와 초등학생 20여명이 1층 안내데스크에서 등록을 마친 뒤 지하철안전전시관에 들어섰다. 지하철 화재 상황에서 참가자들이 탈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시작 버튼을 누르자 서 있던 전동차가 앞뒤로 10여초간 왔다갔다 하다 갑자기 멈추면서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참가자들은 갑작스럽게 닥친 어둠 속에서 우왕좌왕했다. 한 부모가 좌석 오른쪽 하단의 비상박스 수동레버를 열어 젖힌 뒤 전동차 문을 열었다. 손으로 입과 코를 막은 참가자들은 유도등을 따라 안전지대로 몸을 옮겼다. 전시관 밖을 빠져 나온 한 학생은 “신속한 대피요령과 안전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근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이후 안전사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곳을 찾는 가족 방문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08년 12월 개관한 시민안전테마파크에 이날까지 총 70만명이 찾아 안전체험을 했다. 하루 평균 500여명이 찾은 셈이다. 가족은 물론 학생, 직장인 등 단체가 많다. 외국인도 4200명 넘게 찾았다. 테마파크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체험 방법 등을 묻는 전화가 예전보다 2~3배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주말에도 2000명 넘게 찾아와 체험했다.

대구시는 2003년 2월18일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이후 시민 안전교육을 위해 250억원을 들여 시민안전테마파크를 건립했다. 동구 동화사시설지구 서쪽 1만4469㎡에 1관을 2008년 12월 열었고, 지난해 12월 본관 북쪽 1만4645㎡에 2관을 개관했다. 지하철에서 화재가 났을 경우 대피할 수 있는 체험시설을 국내 처음으로 갖췄다. 참사 현장인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을 재현했고 당시 불에 탄 1079호 전동차도 만들었다.

야외 체험 공간에서는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교통안전 체험을 할 수 있다. 두 자녀와 함께 온 문정현 씨(37)는 “실제 상황을 체험해볼 수 있어 영상이나 말로만 듣는 것보다 이해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