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잘한다, 인재유치 위해 혁신 나선 중견기업들

입력 2014-04-28 20:30
기업문화 바꾸기에 나선 중견기업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래야 인재가 몰려오고 더 큰 성장을 바라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실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우수한 인재 확보가 관건이다. 정부의 각종 특혜에 중독돼 다시 중소기업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중견기업 스스로 기업문화를 혁신하려는 모습은 보기 좋다.

중견기업의 기업문화 바꾸기는 저마다 방법은 다르지만 그 초점은 즐거운 일터 만들기로 모아지고 있다. 예컨대 IS동서 계열사 삼흥테크는 징검다리 휴일은 모두 쉬라는 지침을 내리는가 하면 직원의 비전 공유를 위해 비전북도 출간했다고 한다. 소통을 위해 아예 직함을 없애고 매니저로 통일했다는 중견기업 아주도 눈길을 끈다. 이것 말고도 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한다는 한샘은 기업 전반의 리디자인에 착수했고, 동화기업은 임대매장을 직원 라운지로 활용하는 등 소통에 발벗고 나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처럼 더 젊은 분위기, 더 많은 소통이 직원의 더 큰 동기 부여로 이어질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중견기업도 중소기업처럼 인력난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중견기업특별법도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는 한다. 하지만 지원법이 만들어진다고 중견기업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일자리 단계별 청년고용 대책만 해도 그렇다. 청년들이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하면 더 많이 지원하겠다지만 정작 청년들은 시큰둥하다. 정부가 청년들이 왜 중소·중견기업을 선호하지 않는지 아직도 잘 모른다는 반응 일색이다.

실제로 청년들이 중소·중견기업에 들어가도 금방 이직하는 게 현실이다. 그 이유를 조사해 보면 ‘전망이 없다’는 대답이 가장 많다. 꼭 낮은 급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중소·중견기업도 직원의 성장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스스로 해결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중견기업들이 기업문화 혁신에 나선 것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비전을 보여주면 청년들은 제 발로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