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38억원으로 삼정 1위, 작년 1위 안진, 업계 선두 삼일 제쳐...안진 2위, 삼일 4위
은행별 NPL매각계획에 따라 하반기 순위변동 있을 수도..."연간 10조원 규모 자문료만 수십억원대"
이 기사는 04월24일(05: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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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삼정KPMG가 은행권 부실채권(NPL) 매각 자문 실적 1위를 기록했다. NPL시장의 강자였던 삼일PwC와 작년 1위를 기록해 파란을 일으킨 딜로이트안진을 꺾고 오랜만에 1위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오는 6월까지 매각이 완료될 NPL매각 물량에 대한 자문시장에서 삼정KPMG가 8238억원(원금 기준) 규모의 자문을 따내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으로 4321억원 규모의 NPL자문을 맡았고, 3위는 예일회계법인(2590억원), 4위는 삼일회계법인(2226억원)가 차지했다.
은행권 NPL공개 매각 자문은 주로 빅4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이 맡아왔고 삼일PwC와 삼정KPMG가 시장을 양분해왔다. 근래들어 딜로이트안진이 약진해 작년엔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삼정이 다시 1위자리를 되찾았다.
회계법인들이 가져가는 NPL매각 자문 수수료는 매각금액의 0.1~0.3%정도다. 2012년말 삼일의 매각 규모(2조1589억원)의 0.3%라고 가정하면 64억원, 2013년말 안진의 매각규모(1조7651억원)의 0.3%는 53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2012년 삼일회계법인에 낸 감사보수(36억6000만원) 보다 많아 웬만한 대기업 감사수수료보다 짭잘한 수익원이 된 것이다.
삼정이 하반기까지 1등을 유지할 지 여부는 NPL매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들의 매각 계획과 각 회계법인의 마케팅 능력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따르면 매각 자문 회계법인의 순위는 NPL을 대거 매각하는 은행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NPL을 매각하려는 은행은 ‘이해상충’문제로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정은 주로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물량을 많이 가져왔고 삼일은 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 등의 물량을, 안진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기업은행 물량을 많이 따오는 편이다.
NPL은 담보와 무담보채권, 개인회생채권이나 기업회생채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등이 있는 데, 경제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NPL을 대거 매각해왔다. NPL에 투자하는 회사는 이를 재매각하거나 회수 혹은 유동화를 통해 수익을 벌어들인다. NPL투자는 리스크가 큰 만큼 수익률이 보통 연 15%이상을 기록했지만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10%미만으로 떨어졌다. 보통 은행권의 NPL은 매년 7조~10조원 가량 나오고 이 가운데 자산관리공사(캠코)가 10% 물량을 소화하고 나머지 절반 정도 규모는 은행권이 출자해 세운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우리F&I가 나눠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 물량은 파인트리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일본계 신세이뱅크, KB자산운용, 마이에셋자산운용, 골드만삭스, SBI저축은행 등 국내외 금융투자회사와 저축은행 등이 맡아 처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말 은행권의 전체 대출 채권 중 부실채권 비율은 1.77%로 전년도말(1.33%)보다 크게 높아졌다. 특히 같은 기간 기업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2.36%로 전년(1.66%)보다 급증세를 보인 반면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9%에서 0.60%로 낮아졌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현재 기업의 부실 여신 증가로 기업회생채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감독 강화로 개인회생채권도 많이 나오고 있어 올해 NPL도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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