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동영상, "내것 입어라"… 끝까지 서로 챙긴 단원고 학생들

입력 2014-04-28 11:35

세월호 동영상

지난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사망한 안산 단원고 학생이 촬영한 침몰 당시 동영상이 공개됐다.

27일 JTBC 'NEWS 9'에서는 세월호 침몰 당시 사망한 故박수현 군이 휴대폰으로 촬영한 당시 객실의 상황이 전파를 탔다.

해당 '세월호 동영상'에는 전날 밤까지 불꽃놀이 장면이 담겨 있었지만, 침몰 시작 직후인 16일 오전 8시 52분부터 단원고 학생들이 머물던 4층 객실이 찍혀 있다.

학생들은 사고 직후 "아 기울어졌어" "쏠리는 것 장난 아니다. 자꾸 이쪽으로 쏠려서 못 움직인다"며 배가 기울어지고 있음을 감지했다.

하지만 잘못된 안내방송 때문에 학생들은 "신난다" "구명조끼를 뭘 꺼내냐" "나 진짜 죽는 것 아니냐"며 심각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였다.

세월호가 제주관제센터에 "배가 넘어간다"며 구조요청을 한 뒤에도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은 "다 안정되고 있다" "아까보단 괜찮아진 것 같다"며 안정을 취하려 했다.

배가 기운지 10분이 넘어가면서 학생들은 "구명조끼를 입겠다"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어 학생들은 "내 것 입어라"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 더욱 안타까움을 줬다.

세월호 밖에서 정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 와중에도 학생들은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침몰이 시작된 지 16분 정도 흘렀고 탈출의 여지가 충분했지만 학생들은 "엄마 아빠 내 동생, 어떡하지"라며 불안에 떨고 있었다.

세월호가 진도VTS와 교신을 시작한 9시 6분 쯤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학생들은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무슨 일인지 말은 해줘야지" "바다로 뛰어들어야 할 것 같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었다.

이어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메신저로 짧게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이내 동영상은 끝났다.

손석희 앵커는 '세월호 동영상'을 공개한 뒤 "이 영상을 일부라도 전해드릴 수 있었던 것은 '이 동영상을 사회의 소유로 해야 된다'는 故박수현 군의 아버님 박종대 씨의 뜻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해경이 공개한 영상에는 세월호 승무원들이 구조정에 올라탈 당시 조타실 바로 옆에는 구명벌 46개가 있었지만 이를 작동시키려는 승무원들은 아무도 없었다.선장 이씨는 심지어 팬티 차림으로 옮겨 타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