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5월 증시, 희망 고문 끝내고 장밋빛 약속 지킬까

입력 2014-04-25 11:02
[ 권민경 기자 ] '희망 고문'이 계속된 4월 증시도 어느 덧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저조한 거래대금과 상승동력(모멘텀) 소진으로 2000선을 뚫기 버거웠지만 기대감은 남겨 놓았다. 견조한 경제지표와 국내 증시를 향한 외국인의 매수 의지가 기대를 현실로 바꿔줄 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5월로 접어들면서 점차 우상향 할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다. 이달 내내 증시 상승 걸림돌이 된 기관 매도세도 강도를 낮출 것이라 예상한다. 1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불확실성을 털어낸 점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이다.

다만 월말부터 월초 사이 집중된 대내외 지표(미국 1분기 GDP, 제조업 PMI, 한국 4월 수출) 발표와 주요 이벤트(미 FOMC, 일본 BOJ 통화정책회의)는 확인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4월 증시, 기관 매도에 2000선 안착 시도 좌절

25일 코스피지수는 기관 매도에 밀려 약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3일 만에 2000선 고지를 내준 데 이어 이날도 1990 초중반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 외국인은 9일 연속 매수를 이어갔지만 기관 매도 물량이 많아 지수를 끌어올리진 못하고 있다. 오전 10시33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5.19포인트(0.26%) 내린 1993.03을 나타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4월 주식시장은 보합권 등락을 반복하는 횡보 국면이 이어졌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엇갈린 시장 대응 속에 1분기 실적 결과에 따라 종목 대응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달 코스피가 전달에 비해 변동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 것과 달리 단기추세와 평균주가 기준으로는 큰 변화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5개월 간 코스피는 월초 약세, 월중반 반등 패턴을 반복하며 고점이 하형조정되는 변화를 보인데 반해 4월 들어서는 내구력이 강화되고 저점을 높이는 변화를 보였다는 것.

그는 "1분기 일별 코스피 평균은 1946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996포인트를 나타냈다"며 "평균값이 약 50포인트나 상승했다는 것은 중기 추세의 변화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2분기 강세장이 나타날 확률을 높이는 근거가 된다는 설명이다.

◆ 양호한 기업 실적·견조한 경제상황 기대감 여전

코스피가 2000선 안착을 시도할 때마다 발목을 잡았던 기관 매도세는 서서히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국내 공모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 2조 원이 빠져나갔다"면서도 "유출 규모가 17일부터 21일까지 5000 ~ 8000억 원대 였던 걸과 달리 22일 1800억 원대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로 인해 매물이 안정적으로 소화 중이며, 코스피 2000선 이상 환매 대기 자금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환매 강도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의 양호한 1분기 실적도 5월 증시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24일 기준 실적 전망치가 존재한 30개 종목을 대상으로 예상치를 웃돈 종목은 12개에 달한다. 기존 우려보다 견조한 실적 발표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주 GS건설, LG전자, 신한지주, 서울반도체 등 실적 발표가 예정된 종목 역시 추정치 변화가 크지 않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화학, 건설업종의 이익 전망치가 최근 상향 조정되고 있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며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에 대비해 실적이 확인된 IT 업종과 화학, 건설 비중을 확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음 달 1일은 '근로자의 날' 연휴로 주식 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