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24일 코스피지수는 횡보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비차익 매수는 강도가 약해졌고 투신권의 대규모 매물로 상승 탄력을 키우기엔 제약이 따른다.
다만 방향성 결정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 수급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조정 압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밤사이 미국 증시는 부동산 관련 지표 부진에 하락했다. 6거래일 연속 올랐던 상승세가 멈췄다. 기업 실적이 엇갈린데다 3월 신규주택 판매건수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이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달 신규주택 판매건수는 38만4000건에 그쳐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장 중 201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확장과 위축을 나누는 기준선인 50을 밑돌면서 소폭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고 기관의 엇갈린 수급 속에 2000선을 놓고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코스피가 좁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 매수를 바탕으로 저점 역시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수 단기 흐름을 보여주는 5일, 20일 이동평균선의 상향 추세도 견조한 모습이란 진단이다.
그는 "시가총액 30위권 내 정배열 종목군의 비율이 40%에 달하고 있어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며 "코스피 2000선 전후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상승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실적 시즌의 분위기가 양호한 것은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애플은 간 밤 장 마감 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았다. 지난 1~3월 순이익이 102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95억5000만 달러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량은 4370만대로 전망치인 3770만 대를 넘었다.
국내에서도 이미 실적을 발표한 주요 경기 민감주(LG화학, 삼성테크윈, 삼성엔지니어링)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거나 이를 웃돌았다.
이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안정성이 2분기 실적 개선에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현대차, SK하이닉스, 삼성물산 등의 실적도 전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황 개선과 실정 안정성을 두루 갖춘 정보기술(IT), 자동차, 지주사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는 게 좋다"며 "화학, 철강, 건설 등 2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개선 여지가 많은 종목들에 대한 선별적 투자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도 "기업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결과 예상치와 실제 간 차이가 크지 않다"며 "오히려 낮아진 눈높이를 웃도는 실적 발표가 잇따라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될 한국 1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2개월 연속 1%를 밑돌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간 기준 경기 방향성은 우상향할 것이라고 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