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소비…내수 '비상'] "제주·일본행 카페리 승객 3분의2 줄어"

입력 2014-04-23 20:35
수정 2014-04-24 04:16
부산 여객터미널 가보니

해경, 꼼꼼히 선적 검사
선원들 "다른일 못할 지경"


[ 김태현 기자 ]
지난 22일 오후 6시 부산 중앙동 연안여객터미널 대합실. 부산에서 출항해 제주로 가는 카페리선인 서경아일랜드호(5223t)를 타기 위해 100여명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을 뿐 한산했다. 서경카훼리의 장경호 기획영업 이사는 “880명이 정원이고 봄철에는 평일 300명 이상 탔는데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허탈해했다. 그는 “다음달 초까지 예약된 제주도 수학여행이 거의 다 취소돼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연안여객터미널 대합실 밖 부두에는 카페리선에 화물을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배 안 1층에는 지게차들이 철근과 라면 등을 실어날랐다. 지하 1층에는 승용차 20여대를 바퀴마다 끈으로 묶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1등 항해사 김기도 씨는 “오늘 1200t을 실었는데 해경 등 단속하는 사람들이 보통 때와 달리 하도 까다롭게 검사를 해 일을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선원은 “비록 풍랑주의보라도 상황에 따라 운항을 했는데 지난 토요일에는 풍랑주의보라며 해경이 운항을 금지해 경제적 손실이 컸다”며 “앞으로 풍랑주의보 때는 무조건 운항이 금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국제여객선도 직격탄을 맞기는 마찬가지다. 연안여객터미널에서 걸어 5분 거리에 있는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 정박한 하마유호(1만6878t)도 108명을 태우고 이날 일본 시모노세키로 출항했다. 회사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250명 이상이 승선했다”며 “단체 손님이 거의 다 예약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여객선은 검사가 까다로운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선박검사를 철저히 받아 안전한데도 이번 사고 여파로 손님이 뚝 끊겼다”고 덧붙였다.

류현주 서경카훼리 회장은 “봄철 관광이 ‘1년 농사’인데 세월호 침몰사고로 단체 예약 취소가 늘어 운항할수록 손해”라며 “이러다 문 닫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