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공화국
2013년 커피시장 6조1650억원…6년새 4배 '껑충'
뭘 마시나
원두커피 2조5천억…커피믹스 1조8천억…업체들 무한경쟁
더 마실까
1인당 소비량 세계 35위 불과…성장 여력 높아
[ 강진규 기자 ]
점심시간, 식사를 마치고 커피전문점에 들어서면 커피를 마시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집 건너 한집이 커피전문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커피전문점이 운영되고 있지만 어느 곳을 들어가봐도 사람들로 붐빈다. ‘커피공화국 대한민국’이라는 말은 이제 당연한 표현이 됐다.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6조165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7년 1조5580억원에 비해 4배 가까이 성장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원두커피다. 원두커피는 지난해 2조500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대표적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는 큰 폭으로 성장했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은 4821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23.3% 증가했다. 점포 수는 같은기간 477개에서 599개로 1년 새 122개 늘었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롯데계열의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등 국내 업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로 인해 국내에서 주춤한 가운데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CJ는 외식업체들과 함께 진출하는 ‘CJ푸드월드’를 중심으로, 롯데리아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해외 점포를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카페베네는 미국 뉴욕 등 신 시장을 개척하는 중이다.
원두커피의 뒤를 잇는 것은 커피믹스 시장이다. 커피믹스는 지난해 1조816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시장 1위는 동서식품이다. 맥심 모카골드와 화이트골드 등 ‘스테디셀러’가 대형마트에서 판매 순위 1위를 유지하는 등 꾸준히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동서식품 측이 추산하는 시장 점유율은 80% 안팎에 이른다.
2011년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든 남양유업은 무서운 속도로 동서식품을 추격하고 있다. 대표제품 프렌치카페에 ‘카제인나트륨’이 들어있지 않다는 건강 마케팅으로 10% 점유율을 확보했던 남양유업은 지난해 말 출시한 ‘누보’를 중심으로 기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동서식품의 아성을 넘본다는 말도 나온다.
남양유업에 밀려난 네슬레는 롯데와 합병해 새로운 동력을 찾고 있다. 회사의 통합이 완료되는 하반기 무렵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건강한 성분을 강조한 ‘강글리오커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조4000억원 규모 완제품 커피음료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커피음료 1위인 롯데칠성은 ‘칸타타’와 ‘레쓰비’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프리미엄급 커피음료 카테고리를 개척한 칸타타의 지난해 판매금액은 1200억원을 기록했다. 연평균 40%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코카-콜라사는 세계1위 커피음료인 ‘조지아 커피’의 국내 판매 확대를 꾀하는 중이다. 바나나향, 1/2칼로리 등 새로운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매일유업은 저당커피인 ‘로 슈거 바리스타’를 출시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빙그레는 ‘아카페라’를 중국 싱가포르 등에 수출하고 있다.
커피업계는 여전히 국내 커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한국 커피시장 전망’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1㎏으로 세계 35위에 머물러 있다. 1위인 룩셈부르그(28.4㎏)에 비하면 7% 정도에 불과하다. 2~5위인 핀란드(12.1㎏), 덴마크(9.5㎏), 노르웨이(9.2㎏), 스위스(8.0㎏)에 비해도 현저히 적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커피 마니아가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스타벅스가 고급 콘셉트 매장인 리저브를 국내에 들여왔고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등도 고급 매장을 운영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적 성장과 함께 품질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