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이 주인 보고 스스로 작동…2~3년 뒤엔 스마트홈 대중화 될 것"

입력 2014-04-23 04:17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

개방형 표준 플랫폼 구축…사물인터넷 공략 박차


[ 박영태 기자 ] 현관문을 열고 들 어와 ‘컴백홈’이라고 외치자 거실 전등이 저절로 켜지고 에어컨이 가동되기 시작한다. 무선 로봇청소기가 알아서 청소를 한 덕분에 집안이 깨끗하다. 소파에 앉아 TV를 켜자 TV 화면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의 동작 여부를 알려준다. 퇴근 전 스마트폰으로 작동시킨 세탁이 모두 끝났다는 메시지도 TV 화면 한쪽에 뜬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 설치된 스마트홈 전시관에서 실제 체험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사진)은 22일 “지금 스마트폰, 스마트TV를 쓰는 것처럼 향후 2~3년 뒤엔 집집마다 스마트홈의 혜택을 누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 사장은 “과거 10여년간 있었던 스마트홈 산업의 변화보다 앞으로 2~3년 안에 펼쳐질 변화와 혁신이 훨씬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시대의 본격 개막에 앞서 이달 초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등 집안의 전자기기를 네트워크로 묶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통신과 가전, 건설, 에너지, 보안 등 분야별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해 스마트홈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정보기술(IT)서비스 업체인 삼성SDS, 보안업체인 에스원 등 계열사들과 손잡고 생활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홈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경쟁 가전사는 물론 콘텐츠업체, 보안업체, 유통업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스마트홈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집안 내 기기를 서로 연결할 수 있는 기술규격을 조만간 개방할 예정이다. 지금은 삼성전자가 출시한 가전제품만 제어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경쟁사 제품이나 서비스도 삼성 스마트홈 솔루션 내에서 가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4.0 이상 운영체제(OS)를 갖춘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가전제품에 탑재된 ‘삼성 스마트홈’ 일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의 독자 OS인 타이젠을 탑재한 웨어러블 기기인 ‘삼성 기어2’ ‘기어 핏(Fit)’도 이달 중 스마트홈 기능을 넣을 예정이다. 삼성이 펼치는 스마트홈 서비스의 미래는 ‘나를 알아보고 반응하는 집’이다. 고객의 생활 습관이나 패턴에 따라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 하고 주요 기능을 스스로 실행하는 서비스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홍 사장은 “감성적이고 지능화된 서비스와 함께 생활의 변혁을 이끌어 나가는 서비스로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사업 본격화로 사물인터넷(IoT) 기술표준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GE, IBM, AT&T, 시스코, 인텔 등은 최근 스마트홈 구현에 필수적인 가전용 사물인터넷 표준 기술을 만드는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IIC)’을 발족했다. 모든 가전 제조업체가 쓸 수 있는 개방형 표준 기술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용 IoT 기술표준을 주도하는 기업이 스마트홈 같은 IoT 기반 서비스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