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청해진해운에 위험한 배 또 있다

입력 2014-04-22 20:51
수정 2014-04-23 05:07
오하마나호 '세월호 닮은 꼴'

2004년 日서 들여와 수직증축
선령 25년 노후…수차례 사고


[ 김우섭 기자 ]
청해진해운의 또 다른 인천~제주 간 여객선인 오하마나호도 승객 정원과 화물 적재량을 늘리기 위해 세월호와 같은 방식으로 수직 증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 중 하나가 무리한 객실 증축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오하마나호도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2일 해양수산부와 업계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인천~제주 간 여객선 오하마나호를 2004년 일본 마루에이사에서 사온 뒤 선실 등을 수직 증축해 이듬해 4월 취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선급은 당시 임시검사를 통해 선박 증축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선장(69)이 2006년 11월부터 선장으로 근무하기도 한 오하마나호는 1989년 6월 일본에서 진수된 6322t급 대형 여객선이다. 청해진해운은 선령(船齡)이 16년 된 오하마나호를 사들여 선실과 화물 적재칸을 개조했고, 그 결과 800명 안팎이던 정원이 94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선령이 오래된 배를 잇따라 들여와 무리하게 증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하마나호는 청해진해운이 세월호와 같이 일본 마루에이사에서 수입한 배다. 마루에이사는 세월호와 ‘닮은꼴 사고’를 당했던 아리아케호가 소속됐던 해운사다. 오하마나호 세월호 아리아케호는 모두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에서 건조됐다. 이들 선박은 자동차와 승객을 함께 실을 수 있는 ‘로로’형으로 폭이 좁게 설계돼 급회전 시 전복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청해진해운은 세월호 사고 직후 오하마나호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한 내항선사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은 건조된 지 16년 된 오하마나호와 18년 된 세월호를 헐값에 들여와 사업했다”며 “무리한 개조가 이뤄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운항 재개를 위해서는 강도 높은 안전검사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해진해운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오하마나호의 장부가액은 33억원으로 168억원인 세월호의 5분의 1수준이다. 선령이 오래됐지만 사고 전례가 있어 장부가액은 오히려 더 낮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