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혁현 기자 ] 한 시대를 풍미했던 증권사 이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만 위안타증권에 매각된 동양증권은 최근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사명 변경에 대한 직원들의 의사를 묻는 투표였다. 절반이 넘는 직원들이 사명 변경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은 여러 대안을 염두에 두고 사명 변경에 따른 효과를 검토 중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다음달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변경 승인이 나기 전 내부 의사결정을 마칠 것"이라며 "대주주 승인 이후 유안타증권과 최종 협의를 거쳐 시행에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뢰에 기반해 고객들과 거래를 하는 금융업 특성상 지난해 '동양 사태'로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은 동양증권의 사명 변경은 필수불가결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동양증권에 대한 고객들의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주인을 맞은 동양증권의 사명이 유안타와 연관성을 가질지도 관심거리다.
동양증권이라는 이름은 지난 1985년부터 쓰였다. 이 증권사는 2001년 동양종합금융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가 종금 업무 종료에 따라 2011년 12월1일부터 동양증권을 다시 썼다.
인수합병(M&A)에 따른 사명 변경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NH농협증권은 'NH우투증권'으로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지주 인수 후 통합(PMI) 추진단은 사명 변경을 포함해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 이후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사명은 2005년 4월부터, NH농협증권은 2012년 3월부터 각각 쓰였다.
새 주인 찾기에 나선 현대증권도 사명이 바뀔 후보로 거론된다. 현대증권의 사명이 바뀔 경우 1986년 6월 이후 30년 가까이 투자자들의 인식 속에 자리잡았던 현대증권 상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불황으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형증권사들도 많아 이들이 청산될 경우 증권가에서 사라지는 증권사 이름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