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위도 타령' 해경…신고→출동 우왕좌왕

입력 2014-04-22 13:03

침몰 위기에 놓인 세월호 대응에 해양경찰이 우왕좌왕 대응하면서 구조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최초 신고자와 소방본부, 해경간 의사소통 혼선으로 출동시간이 4분 가까이 늦어졌다.

사고 순간을 최초로 알린 고등학생은 휴대전화로 지난 16일 오전 8시 52분 32초에 전남 119상황실에 "살려주세요"라고 한 뒤 "여기 배인데 배가 침몰하는 것 같다"고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

이 학생은 '목적지인 제주도로 가고 있고 선생님을 바꿔 주겠다'고 말했다. 침몰 선박의 선명도 '세월호'라고 전했다. 선명이 나오자 119는 곧바로 해경 상황실로 "배가 침몰한다는 신고가 왔다"고 전했다. 이 시각이 8시 54분 7초다.

119에서는 휴대전화 위치를 파악해보니 서거차도로 나온다며 신고자 전화번호를 전달했다. 이어 8시 54분 38초에 신고자, 119, 해경 상황실 간 3자 통화가 시작됐다.

3자 통화 무렵 119가 지금까지 파악한 정보를 해경에 제대로 전하지 않아 또다시 아쉬운 시간만 허비됐다.

해경은 54분 38초 3자 통화가 시작되자 또다시 처음부터 위치 파악에 나섰다.

진도 서거차도 부근에서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사고 내용을 119가 해경에 전달하며 신고한 학생과 연결했다면 몇 분이라도 단축이 됐을 것이다.

해경은 신고자가 선원인 줄로 착각, "위치, 경도를 말해 주세요"라고 물었다.

이때 119는 "경위도는 아니고요. 탑승하신 분"이라고 끼어들었다.

해경은 계속 배 위치를 묻고 "GPS 경위도가 안 나오느냐"며 경위도만 물었다.

경위를 묻던 해경은 최초 통화로부터 1분 후인 55분 38초에 배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가장 먼저 파악했어야 할 선명보다 경위도를 파악한 것이다.

그때야 학생으로부터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고 최초 신고 시간에서 4분 가까이 지난 56분 57초에 세월호를 찾아 경비정을 출동시켰다.

119와 해경이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배는 서서히 기울며 승객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목포해경은 "신고자가 선원인 줄 알고 경·위도를 물었다"며 "신속한 경비정 출동 지시를 위해 물었으며 처음에는 학생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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