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슬픔 속 北핵실험 징후 포착…오바마 방한 25일 고비

입력 2014-04-22 11:16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가림막 설치, 차량 움직임 증가 등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한이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슬픔에 빠진 상황에서 남북간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방부가 북한 내부에서 '4월 30일 이전에 큰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고 밝히면서 긴장이 커지고 있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핵실험이) 아주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지만 실제 이런 징후가 관측돼도 북한의 위장전술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끝까지 봐야 한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핵실험에 따른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 기간(25∼26일)이나 이를 전후한 날을 '디데이(D-day)'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선 나온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나 추가 핵실험에 대해 그동안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지난해 3차 핵실험 직전)고 공언해 왔다.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 여부를 결정하고 일시를 정하는 과정에서 미국 변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올해의 경우 공교롭게도 오바마 대통령이 서울에 도착하는 날이 북한의 인민군 창건일(25일)이기도 하다. 한미 양국의 공중 종합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이 25일까지 진행되는 것도 북한이 도발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 위험 기간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반면 미국의 대통령이 한반도에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감행하는 초유의 도발을 할 경우 그 후폭풍이 상상 이상일 것이란 분석도 많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 역시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더욱 강력히 북핵문제에 대처해 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이후 뚜렷한 대북메시지 변화가 나오지 않을 경우 북한이 핵실험 카드를 실행에 옮길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우리 쪽에서는 '세월호 침몰'이라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 있는 상황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한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 국민의 대북 규탄여론이 어느 때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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