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22일 코스피지수는 2000선 고지를 재탈환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펀드 환매 압력이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에는 변화가 없어 상승 여력은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미국 증시는 기업실적과 경제지표 호조에 상승 마감했다. 민간 연구소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지난 3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8% 올랐다. 시장 전망치였던 0.7%를 소폭 웃돌았다. 셰일가스 장비업체 헬리버튼은 올해 1분기 흑자전환했고 매출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기관의 대규모 물량에 2000선을 지키지 못했다. 외국인은 5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유지했으나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둔 경계감에 매수 규모는 크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000선 공방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적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미국 시가총액 1위인 애플 실적 발표(23일)를 전후로 IT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SK하이닉스, KB금융 등 업종 대표주 실적에도 시장의 눈이 쏠려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모두 기업들의 1분기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계속되고 있지만 조정폭은 완만한 편"이라며 "미국 S&P 500 기업내 80여 업체 중 40% 정도는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고 국내 삼성전자 잠정실적도 예상과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 확인을 통해 펀더멘털 검증을 거친 후 시차를 두고 지수 상승 시도가 수반될 것"이라며 "아직은 2000선 안착 여부에 초점을 맞춘 접근과 종목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가격 지표들의 변동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의 변동률(-4.4%)은 2011년 4분기 이후 가장 컸지만 올해 1분기에는 0.7% 수준으로 변동성이 크게 줄었다는 것.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을 예상하는 데 있어 기초가 되는 일부 자료의 변동성이 크지 않아 전망에 대한 오차를 줄여줄 것"이라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 발표가 주류를 이루던 지난해 4분기와 달리 올해 1분기에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으로 주식 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발표로 1분기 실적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진 관망 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며 "휴대폰 관련 부품과 화학 등 양호한 실적 발표를 통해 불투명성을 먼저 덜어낸 종목군에 눈을 돌리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