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길 환한' LED株 …'1인가구 시대' 온라인 쇼핑株도 찜

입력 2014-04-21 07:00
WOW NET으로 돈벌자 - 박스권 장세 뚫을'성장주'


[ 김동욱 기자 ]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증시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안도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뚜렷한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 데다, 향후 전망도 뚜렷하지 않아서다. 종목과 업종에 따라 수익률 차이도 매우 크다. ‘거품’은 없으면서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한 ‘성장주’를 찾기 위한 투자자들과 증권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증권가에서 전통적인 성장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올 들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2012년 이후 코스피지수 1850~2050의 강력한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서도 향후 성장성이 뚜렷하다고 평가되는 종목들은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성장주의 대명사 네이버는 지난 8일 기준으로 최근 1년 수익률이 70.6%에 달했다. KCC(84.9%), 파라다이스(71.4%), 서울반도체(61.7%), 호텔신라(61.2%), 코웨이(48.3%) 등 성장주로 자주 거론되는 종목의 수익률은 괄목상대 그 자체였다.

다만 최근 1개월 수익률만 보면 매우 부진했다. 네이버가 10.2% 빠졌고, 서울반도체가 8.7% 하락했다. 호텔신라(-7.7%)도 부진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박스권 장세에서 높은 주가수익비율(PER)로 대표되는 성장주가 강세였지만 최근 한 달 동안엔 낙폭과대 대형주가 반등했다”며 “코스피지수가 2% 상승하는 동안 대표 성장주들이 평균 2.2%가량 빠졌다”고 전했다. 그는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낙폭과대 대형주 반등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성장성이 돋보이는 종목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저성장 시대 고성장 후보군으로 △수요 확대로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기업이나 △산업정책 수혜주 △핵심 원천기술 보유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적개선 종목 중에서도 가격 인상 등의 요인에 따른 것보다는 성장산업에 속해 있어 수요 확대에 따라 매출이 늘어난 기업을 먼저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허은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정책 변수나 사회문화적 환경, 기업 고유 핵심역량을 보고 구조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기업을 성장주 후보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주요국에서 올해부터 백열전구 생산과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만큼 한솔테크닉스, 세코닉스 등 LED(발광다이오드)주를 후보군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우넷 전문가인 조현덕 대표는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환경과 수(水)처리,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 투자를 늘려 나갈 것”이라며 “환경개선 관련 기술을 갖고 있으며 중국에 자회사를 보유한 KC그린홀딩스 등이 정책수혜에 따른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구 고령화·IT 환경변화 주목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같은 큰 사회적 흐름을 고려해야 저성장 속에서도 성장주를 골라낼 안목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 많다. 작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12% 수준이었지만, 2060년이 되면 49% 수준으로 가파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이혼율은 높아지면서 1인 가구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5년 7%였던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24%까지 높아졌다.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헬스케어 관련주와 온라인 쇼핑 및 결제 관련 종목들이 수혜 종목으로 자주 언급된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를 둘러싼 거품론이 일었지만 국내에선 관련 종목 상당수가 저평가 상태인 데다, 헬스케어에 대한 사회적 수요 증가 때문에 해외발 충격이 크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류태형 대표도 “고령화에 따른 바이오헬스케어와 편리한 저가 쇼핑 확산에 따른 모바일 결제 관련주에서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오스페이스, 세운메디칼, 인성정보,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한국사이버결제 등을 주요 후보군으로 언급했다.

인터넷 환경의 진화에 따라 사물인터넷 관련주와 3차원(3D)프린터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조현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사물인터넷 시장은 연평균 12%씩 성장하며 2015년까지 47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국내 시장은 연평균 27% 늘어난 1조3474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와우넷 전문가인 반경수 대표는 “인터넷 관련주에선 인터파크INT, 사물인터넷 관련주에선 기가레인, 3D프린터 관련주는 TPC, 클라우딩 관련주는 더존비즈온 등이 유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고성철 대표는 무선인터넷 관련주로 무선통신 핵심필터를 생산하는 와이솔을 제시했다.

이 밖에 김우신 대표는 “중국 일본에 인접해 있고 항공편과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은 카지노 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6월께 영종도 리조트 공사에 들어가는 파라다이스를 성장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장태웅 대표는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데다가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면서 각종 비용이 줄어든 해운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한해운과 KSS해운을 추천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