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Biz 성공 자영업 길라잡이 - 창업 뉴 트렌드
무점포 창업 확산
외식업 성공 '좁은문'…소자본 서비스업 눈길
단골 잘 관리해야 새 고객 소개 받을 수 있어
[ 강창동 기자 ]
서울 광진구를 영업 무대로 실내환경업체 ‘에코미스트’를 운영하는 김수원 씨(49)는 4년 전 창업비용 1000만원으로 무점포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월 평균 400만원 정도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김씨가 무점포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자금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자기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보험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연봉 1억원 이상을 버는 영업맨이었다. 그러나 2010년 초 아내와 사별하고 중학생인 딸을 직접 돌보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다. 김씨는 “한 명의 고객만 잘 관리하면 그 고객이 계속해서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준다”며 “하루 4~6시간 정도만 집중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은 딸과 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외식업은 전쟁 중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이 창업을 꿈꾸면서 맨 먼저 떠올리는 것은 외식업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외식은 즐거운 것이지만 외식을 자기 사업으로 해야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경쟁이 너무 치열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매월 새로이 등록되는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에는 외식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패 확률이 너무 높다. 창업한 지 3년이 지나 살아남은 식당이 20%가 채 안된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실패 확률을 감안하면 서비스업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에코미스트 사업자인 김씨의 주 고객은 병원과 어린이집이다. 정기적으로 방문해 세균, 곰팡이, 악취 등을 제거하고 실내 공기를 청정하게 관리해준다. 일반 가정집 고객은 침대 청소, 애완동물 클리닉, 새집증후군 클리닉, 집진드기 제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피부 및 호흡기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피톤치드로 만든 비누·치약·항균제도 판매한다. 최근 황사 외에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실내환경 사업은 전망이 좋아지는 분위기다.
경기 안성시 서운면에 사는 이재림 씨는 지난해 5월 바비큐파티 행사 전문업 ‘파티큐’ 가맹점을 창업했다. 자신의 트럭을 가지고 운수업을 했지만 생계가 힘들어 방향을 전환했다. 이씨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개인이 직접 준비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을 50% 이상 절감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파티큐는 원스톱 행사 대행업체다. 대학교 MT, 동창회, 친목회, 기업체 세미나 등 모든 행사의 파티 기획뿐만 아니라 행사 진행 프로그램을 짜주고 행사 진행요원과 연예인까지 섭외해준다. 행사의 규모가 크면 가맹점주에게만 맡겨놓지 않고 가맹본부가 출동한다. 이씨는 차량 도색비, 바비큐 설비비 등으로 총 1500만원이 들었다. 그는 한 달에 순익 300만원을 올리고 있다.
백일상 대여 전문업체 ‘디앤스토리’는 주부 창업 아이템으로 적합하다. 백일, 돌, 생일잔치에 필요한 각종 파티용 소품을 판매하는 사업이다. 이미 디자인돼 있는 종이, 리본, 액세서리 등을 제작설명서와 함께 제공해 고객이 쉽게 만들어 잔치상을 꾸밀 수 있다. 기존의 완제품 대여업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기저귀 케이크, 과자 선물세트 등의 물건을 고객이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이란 평가다.
○서비스업의 성공전략
서비스업은 고객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고객 관리를 통해 재구매가 일어나고 단골 고객이 신규 고객을 소개해주기 때문이다. 무점포 창업은 적극적으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철저한 서비스를 제공해 입소문이 나게 해야 한다. 혼자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철저한 자기관리도 필요하다. 자칫 나태해질 위험성이 있으므로 운영 계획서 및 업무 시간표를 작성해 놓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좋다. 서비스업과 병행, 상품을 판매할 때는 고객과의 대화가 중요하다. 상품의 특성과 사용법을 숙지하고 요점만 쉽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는 “소자본이라고 해서 경솔하게 창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무점포 창업은 창업비용이 적다는 것에 이끌려 쉽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려움에 부닥치면 이내 포기해 버리는 사람이 많다”며 “투자비가 적은 만큼 대박을 내기 힘들고 체력 소모가 많은 편이어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인지 면밀히 검토한 후에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