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회계사회 후원'납세자 포럼'
기타소득으로 분류 땐 소득 적은 종교인 불리
[ 하수정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20일 오후 2시28분
교회 성당 사찰과 같은 종교단체도 외부 감사를 받아 회계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종교인 과세를 정착시키려면 투명한 기부금 운영을 유도하고 과세 근거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합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후원하는 ‘2014 납세자 포럼’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종교인 과세와 종교단체의 재정투명성’을 주제로 열렸다.
발표자로 나선 정영기 홍익대 교수는 “정부가 종교인 과세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을 만들고 있고 일부 종교인들도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종교인 과세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회계투명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미국처럼 종교단체가 민간기구로부터 재무상태 등을 인증받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일반 공익법인과 같이 종교단체도 자산 100억원 이상이면 외부감사를 받고 재무정보를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전병목 조세연구원 연구위원도 “종교단체의 회계투명성 제고는 종교인 과세문제와 함께 다뤄야 할 본질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려는 정부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교수는 “기타소득은 사례금 강연료 등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이기 때문에 종교인의 고정적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것은 세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4대 보험과 근로장려세(EITC)를 적용할 수 없어 소득이 적은 종교인에게 불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종교인 소득을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대신 ‘종교인 소득세’를 신설해 차등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종교단체로부터 종교인의 세금을 원천징수하지 않고 종교인이 직접 소득을 신고·납부토록 할 계획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