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 팬택 스마트폰 출고가격 인하 논란

입력 2014-04-18 21:29
수정 2014-04-19 04:14
베가시크릿업 37% 내려
KT도 가격조정 맞대응
통신 3社 영업전쟁 가열


[ 전설리 기자 ] LG유플러스가 팬택 스마트폰 베가시크릿업 출고가를 인하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출고가 인하가 과연 팬택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논란의 이면에는 영업정지 기간과 관련한 3사의 기싸움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18일 팬택 스마트폰 베가시크릿업(IM-A900L)의 출고가를 기존 95만4800원에서 59만9500원으로 37%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조원석 디바이스 담당은 “가입자의 단말기 비용 부담을 낮추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팬택의 스마트폰 판매를 돕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KT도 곧바로 같은 가격으로 출고가를 낮췄다.

그러나 현재 영업정지 중인 SK텔레콤은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출고가는 통신사가 아니라 제조사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팬택의 인하 의지가 확인되면 협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출고가 인하가 팬택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출고가를 인하하면 제품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팬택은 통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 재고 제품의 수량과 깎인 출고가에 따라 재고 보상금을 줘야 한다. 통신 3사가 한꺼번에 재고 보상금을 요구하면 당장 수백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팬택은 LG유플러스의 출고가 인하 발표와 관련, “현재 재고 보상금과 선구매 물량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런 조건과 관련해 SK텔레콤, KT와도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팬택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를 둘러싸고 통신 3사의 입장이 각기 다르고 논란까지 일고 있는 것은 통신 3사의 영업정지와 연관이 깊다.

오는 27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가는 LG유플러스는 남은 영업기간에 가입자를 한 명이라도 더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영업을 못하고 있지만 27일 영업을 다시 시작하는 KT는 출고가를 낮추는 것이 나쁘지 않다. 영업정지 기간이 가장 많이 남은 SK텔레콤은 경쟁사들이 출고가를 낮춰 가입자를 빼앗아가는 것이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