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사설 탐정 양성화'…셜록 홈즈, 현실이 될까? 등

입력 2014-04-18 18:32
‘사설 탐정 양성화’…셜록 홈즈, 현실이 될까?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만 봐오던 사설탐정이 한국에서도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게 됐다. 박근혜 정부가 ‘신직업 육성 추진계획’에 ‘사립탐정’으로 불리는 ‘민간 조사원’을 포함시키면서 찬반 논란이 비등하다. 사립탐정의 양성화는 공소시효만료 사건 등 장기미제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는 한편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와 같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많은 국가에서 사설탐정을 합법화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셜록 홈스’로 유명한 영국은 2000년대 들어 탐정 역할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2001년 영국은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던 탐정 사무소 운영을 국가기관이 자격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한국도 영국의 사례에 비추어 민간조사원 합법화에 맞춰 교육과정과 자격시험을 도입할 계획이다. 민간조사원 자격시험은 3단계에 걸쳐 엄격하게 실시하고,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결격사유를 검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민간 조사원은 그동안 관련 법안이 없는 탓에 한국에서 합법적인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들은 흥신소 등의 이름으로 개인의 뒷조사를 하거나, 부부간의 불륜 증거를 수집하는 등 음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업화된 민간조사 사무실도 존재하지만 직접 조사를 의뢰받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변호사를 통해 수임하거나 기업에 경비나 경호 용역을 받는 형태로 활동한다.

전문가들은 민간 조사원이 합법화되면 심부름센터나 흥신소를 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경찰관련 학과 졸업생을 위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생활 침해 사건이 빈번히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찰 내에서는 수사 인력 부족을 해결해 줄 방안임과 동시에 검증된 민간 조사원도 수사에 제약이 많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있다. 대한민간조사협회 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유일하게 민간 조사원을 합법화하지 않은 나라가 한국이라며 양성화돼 자신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떳떳하게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실종자협회에서는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나설 수 없어 사건을해 해결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민간 조사원 양성화에 찬성했다.

고용 창출이나 효율적인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사립탐정의 힘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별다른 대책 없이 사설탐정이 양성화된다면 청부 폭력이나 뒷조사 등의 불법을 일삼는 흥신소의 부정적인 측면이 더욱 확산되거나 돈 있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고착되어 위화감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

무조건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업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그 직업의 효율적인 활동과 타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필요한 규정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언 생글기자 (부산외고 2년) xlvksl0705@naver.com

미국의 Forensics를 아시나요?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하는 미국 위스콘신에서는 포렌식스(Forensics)라는 연례대회가 학생들을 반겼다. 2~3개월 진행되는 장기간에 걸친 큰 행사며, 많은 중고등학생이 이 대회에 참여한다. 미국 많은 주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대회의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포렌식스는 학생들의 말하기 솜씨를 뽐내는 자리로 4분 웅변, 시 낭송, 역사사건 열거, 라디오 DJ, 담화, 연극 등 19가지의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목뿐만 아니라 형식도 역시 다양하다. 모두 다 같이 즐기는 축제 형식부터 토너먼트 형식으로 집행되는 대회, 그리고 지역 대회 등 다양한 형식으로 열린다.

이를 통하여 학생들은 발전한다. 자기 스스로 딛고 일어서야 하는 준비과정은 아직 학문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완전히 성숙지 못한 학생에게 용기를 주는 것은 물론 스스로 일어나는 과정을 배우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대회의 부담감을 떨쳐내는 의연함과 대담함을 길러주기도 하고, 짧은 시간 내에 관객과 감독의 시선을 잡아야 하는 특성상 창의력과 유연성 등을 학생들이 점차 표현해 나아가는 것이다.

학생이 아닌 프로급으로 무대를 꾸며야 하기에 정성을 들인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이에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자신이 발전하는 모습을 스스로 비춰보아 동기를 얻어 발전하게 되고, 학문적 성취 외에도 다방면으로 자기 장점을 발견해 좋은 성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이다. 또한 이미 사회에 진출한 이들은 이 포렌식스가 자신을 발전시키는 데에 아주 큰 공헌을 했다고 입 모아 말한다.

2010년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한국 개최를 맞아 방한하였을 때 잠시 열렸던 기자회견 당시 한국 기자들의 모습은 대담함과 유창함이 주를 이루는 포렌식스의 자세와는 대조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에게 발언권과 질문할 기회를 주었지만, 회견장의 어떤 기자도 질문하지 못해 결국 그 발언권은 어느 한 중국 기자에게로 돌아갔다. 한국 기자들의 이런 태도에는 당당히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중압감, 남들에 대한 시선의 부담감 등의 복합적인 요소들이 얽혀 있다.

공부와 기술만으로도 한국은 충분히 어느 선진국 못지않게 발전해왔다. 더 발전된 대한민국, 세계에 대한민국을 더 각인시키고 싶다면 자기 생각을 당당히 말하는, 대담한 말하기 인재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시현 생글기자 (St.lawrence고 11학년) dudfkd321@gmail.com

청소년 외국어 봉사단원이 되다

매주 주말 서울의 관광 중심지 명동에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그리고 그 길목의 명동역에 가면 노란 조끼와 파란색 띠를 두르고 외국인들을 도와주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한국이 낯선 외국인들에게 지하철 이용방법과 길안내 등을 하는 청소년 외국어 봉사단 단원이다.

청소년 외국어 봉사단은 외국어를 잘하고 좋아하는 중 2에서 고3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는 서울시립 청소년 자치 동아리다. 2000년 관광도우미 봉사단으로 처음 창단돼 올해 선발된 기수가 벌써 12기다. 단원들은 한 달에 한두 번 원하는 날짜에 신청을 해서 명동역 통역 봉사나 성남 의료센터 봉사에 참여하게 된다.

지난 6일 명동역 통역 봉사는 필자가 외국어 봉사단 단원으로서 하는 첫 봉사였다. 시간에 맞춰 명동역에 도착해 눈앞의 수많은 외국인들을 보자 설레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통역 봉사에 나서기 전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조끼와 띠를 착용하고 본격적으로 봉사에 임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상대가 외국인이라면 언어와 문화의 장벽으로 인해 더 힘들기도 할 것이다.

네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별로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봉사 내내 즐겁고 뿌듯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법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실수로 무임승차를 해서 몇 배 또는 몇 십 배에 달하는 벌금을 내고 얼굴이 굳어지는 모습을 볼 때는 왠지 모르게 미안하고 마음이 불편했다. 규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을 위해 안내판을 설치하거나 벌금의 양에 차이를 두어 조금 배려해줄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또한 영어를 못 하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 조를 짤 때 중국어, 일어, 영어 특기자를 섞어서 구성하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번에는 성남의료센터에서 하는 봉사활동에도 참여를 하고 싶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찾는 성남의료센터에서는 의료보조와 안내 및 통역 등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같은 통역이지만 명동역에서 하는 통역 봉사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활동이라고 하니 기대도 된다. 더 많은 청소년들이 외국어 봉사단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면 단원들의 외국어 실력과 자신감 향상에도 도움이 될 뿐더러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박민경 생글기자 (목일중 2년) pmk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