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운 기자 ] 펀드도 흥망성쇄가 있다. 고수익을 올리며 '스타'로 떠올랐지만 얼마 후에 수익률이 고꾸라지는 펀드도 많다. 전문가들은 급등락이 심한 펀드보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펀드에 투자해야 장기 성적이 좋다고 조언했다.
18일 동양증권이 2005년 이후 2014년 1분기까지 37분기 동안 매 분기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4개 펀드가 26분기 이상 상위 50%의 성적을 기록했다.
각각 '한국투자정통적립식' 펀드, '이스트스프링업종일등' 펀드, '미래에셋한국대표기업' 펀드, 한국투자정통고편입' 펀드다.
이들 펀드는 모두 2002~2004년에 설정돼 10년 이상 운용되고 있다.
순자산 규모는 가장 큰 이스트스프링업종일등 펀드가 550억원, 나머지는 100억원 내외로 작다. 시장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펀드들이지만 묵묵하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김후정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의 특징을 살펴보면, 뚜렷한 운용 철학을 확고하게 지켜온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 동안 주식시장은 코스피2000선 최초 돌파,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 다양한 상황을 겪었다. 이를 극복하고 장기투자 기간 동안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펀드의 스타일과 운용철학을 뚝심있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들 펀드는 국내 펀드시장 초창기에 설정된 펀드이기 때문에 특별한 테마를 갖고 있기보다는 주로 정통 주식형 스타일로 운용되고 있다.
대부분 업종대표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정통적립식 펀드와 한국투자정통고편입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적인 장수 펀드다.
18년 이상 펀드매니저 경력을 갖고 있는 이영석 한국투신운용 상무가 운용하고 있다. 이 상무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마이스터' 펀드도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이스트스프링업종일등 펀드는 각 업종별로 시장 점유율, 기술력 등이 경쟁사 대비 우수한 회사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업종 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과 앞으로 1등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미래에셋한국대표기업 펀드 장기적으로 창조적 경쟁력과 독점적 경쟁력의 관점에서 우량 기업을 선별하여 주로 투자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읽어나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이나 브랜드 가치,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경쟁력 등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독점적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한다.
김 애널리스트는 "2005년부터 운용된 펀드의 수가 많지 않아 리스트에 들어간 펀드 중에서 운용사의 대표펀드나 대형펀드는 많지 않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데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