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가 점령하고 있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 대형 유통사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이들 대형 유통사들은 기존 유통채널에서의 강점을 소셜커머스에 접목,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 3사와 대형 유통사들간의 생존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티몬·쿠팡·위메프의 '소셜 삼국지'에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사들의 '별동대'가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형 유통사들의 수집·선별(큐레이션) 서비스가 전문 소셜커머스 업체에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장 판도에 영향을 줄 만한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기는 만만치 않다는 것.
◆ CJ오쇼핑 '오클락', 홈쇼핑 노하우로 '차별화'
대형 유통사 가운데 가장 먼저 소셜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곳은 CJ오쇼핑이다. 이 회사는 소셜커머스'오클락' 서비스를 2011년 2월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오클락은 소셜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오클락은 출시 1년 만인 2012년 거래액이 430% 이상 증가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2013년에도 30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도 200%에 가까운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는 소셜커머스의 성공요인과 큐레이션 서비스가 유사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큐레이션은 품질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수집·선별해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홈쇼핑 업체들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은 이미 방송을 통해 소비자의 실시간 반응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나름의 노하우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기존 홈쇼핑과 인터넷·모바일의 큐레이션 서비스는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진열하는 부분이나 정해진 시간대에 할인가를 제공한다는 점도 발빠른 소셜커머스의 판매 전략에 뒤처지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오클락은 오전 10시 이전 주문하면 당일배송을 보장하는 당일배송 장보기 서비스, 재미있는 영상을 통해 상품을 설명하는 비디오클락, 모바일로 확인한 상품을 전화 통화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인 오클락오스카 등 기존 홈쇼핑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한 서비스로 고객 확대에 나서고 있다.
◆ 11번가 '쇼킹딜', 고객 영역 확대…오픈마켓 경쟁력 활용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는 올해 초 특가 기획전인 '쇼킹딜'을 확대 개편, 소셜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쇼킹딜은 온라인과 모바일 두 채널의 성장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 측은 올해 초 쇼킹딜을 전면 개편했다. 개편 후 월 거래액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70억 원 내외에 머물던 쇼킹딜 월 거래액은 지난 1월과 2월에는 160억 원, 200억 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쇼킹딜은 매일 오전 9시 150개 이상의 특가 상품을 새롭게 판매한다. 총 2000여개 상품 규모로 운영된다. 올 연말까지 70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필품, 의류 뿐만 아니라 브랜드 본사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단독 상품으로 구성된다. 현대백화점, AK백화점 등 백화점 상품과 여행·레저이용권 및 상품권도 특가로 판매하고 있다.
쇼킹딜에서도 '위조품 110%보상제', '최저가 110%보상제' 등 11번가의 기본 판매 정책이 유지된다. 11번가의 강점은 T멤버십, OK캐쉬백, 오!포인트, 현대M포인트 등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이다.
또 판매기간이 종료되면 상품을 구매할 수 없는 소셜커머스와 달리 쇼킹딜은 판매기간 종료 후에는 오픈마켓인 11번가에서 찾고 구매할 수 있다.
장진혁 11번가 오픈마켓 사업 총괄 상무는 "쇼킹딜은 고품질 상품을 최상의 혜택을 받으며 간편하게 구매하고 재미있는 온라인쇼핑의 장점을 담았다"며 "서비스, 금융혜택, 마케팅 등 오픈마켓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큐레이션 커머스'라는 새로운 영역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했다.
◆ G마켓 'G9', 홈플러스 'DD-Today' 등도 '소셜커머스' 잡아라
G마켓은 지난해 4월 'G9'를 선보였다. G9는 카테고리별 상품 담당자들이 엄선한 상품만을 모은 큐레이션 서비스다. 지난해 6월부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4분기에는 취급상품 수가 같은 해 2분기 대비 4배 이상(310%)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판매량과 매출도 각각 211%, 333% 급증했다. 다른 소셜커머스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0월 모바일 전용 쇼핑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출시하면서 성장세에 가속이 붙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9는 올해 초 사이트를 전면 개편, 매일 선보이는 신상품 수를 늘렸다. 매일 오전 9시 15개, 오후 6시 12개의 'G9 투데이' 상품을 새로 올리고 있다. 일반 상품도 1000여개가량 공개, 상품의 다양성을 확대했다. 상품별 카테고리 구분도 패션·뷰티, 푸드·리빙, 유아동, 가전·디지털, 스포츠, 여행, 지역 등 기존 소셜커머스 형태로 재배치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11월 소셜 커머스 서비스로 운영하던 디스카운트 다운(Discount down, 이하 디디)을 매일 특가 서비스로 변경, DD 투데이(이하 디투)로 새롭게 개편했다.
디투는 구매자가 단 1명이라도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는 기존에는 주 2회 진행해왔다가 지난해 개편 이후 매일매일 하루 특가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디투의 홈플러스의 강점인 유아동, 생필품, 가전 중심의 상품에다가 패션 상품과 주부를 위한 생활용품 등으로 상품 구성을 확대했다.
또 디투 캘린더 기능을 통해 일주일 간 진행될 행사를 예고,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앵콜 요청 서비스를 통해 기간이 종료된 상품이라도 앵콜 요청이 100건 이상 모이면 4주 이내에 재판매하고 있다.
◆ '찻잔 속 태풍' 업계 영향력은 아직 '미미'
오픈마켓업체를 비롯, 대형 마트와 홈쇼핑 등 기존 대형 유통업체들이 가세했지만 아직은 '찻잔 속 태풍'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큰 폭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
한 소셜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소셜커머스를 통해 차별화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기를 바란다"며 "기존 대형 유통사들의 경우 이미 팔고 있던 상품들을 기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큰 매력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층이 20~30대의 모바일 구매자라는 점도 기존 대형 유통사들에게는 부담이다. 기존에 취급하는 상품 종류나 품목이 워낙 많기 때문에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한 상품을 선별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기 때문.
소셜커머스와 많이 비교되는 오픈마켓의 경우에는 '통신판매중개자'라는 한계점이 있다. 소비자 만족도에서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는 기본적으로 통신판매업자인데 반해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라며 "직접 물건을 파는 소셜커머스 쪽이 중개만 하는 오픈마켓보다 혜택, 서비스나 교환·환불까지 더 신경을 쓰는 게 당연하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 이민하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