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척척' 자율성을 지닌 지능형 로봇의 진화

입력 2014-04-18 07:00
수정 2014-04-21 18:48
LGERI 경영노트

자율주행 자동차 10년내 상용화
美선 날씨기사 쓰는 로봇도 활동

2020년 '완전자율로봇' 등장
보안·전투 등 전문분야서 상용화


로봇의 활동 영역은 이제 제조업에서 서비스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연구 개발의 초점이 인간의 역할을 축소하고 로봇의 활용도를 최대화한 ‘지능형 로봇(Intelligent Robot)’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능형 로봇이란 인간의 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주변에 대한 정보를 수집, 인지(Perception)하고 행동(Action)할 수 있는 로봇을 의미한다. 때로는 새로운 지식 습득과 자가 정비 능력까지 갖추기도 한다. 따라서 지능형 로봇의 최대 특징은 로봇의 3대 패러다임인 감지(Sense), 사고(Think), 행동(Act)에 추가된 ‘자율성’이다. 방대한 정보를 해석하고 대응책을 결정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지능형 로봇의 자율성은 인간의 직접 조종을 받는 낮은 수준부터 로봇이 주변 여건에 스스로 적응하는 높은 수준까지 다양해질 것이다. 지능형 로봇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2008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의 미래전략보고서에 주요 과제로도 채택됐다. 이 보고서에서는 2020년대 중반 ‘완전자율로봇’이 보안, 레저, 노약자 지원 등 민간 서비스와 전투임무 등 전문 서비스 분야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학자들은 인간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인공지능을 들고 있다. 애초 지능형 로봇은 정보 추출과 분석을 위한 인공지능 시스템 형태로 도입됐다. 1990년대에 과학 연구용 정보분석 시스템, 증권시장의 금융정보분석 시스템, 미국 국가안보국의 인공지능 정보분석 시스템 등이 도입됐다. 최근엔 스포츠와 날씨 기사를 제작하는 기사 작성 로봇들이 미국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왓슨’이란 인공지능은 미국의 유명 TV 퀴즈쇼에서 인간을 꺾고 우승하기도 했다.

육체적 노동을 수반한 지능형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작년엔 미국 ‘X-47B’라는 대형 무인 항공기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조종사들만 할 수 있는 항공모함 이착륙을 해냈다. 요즘 개발 경쟁이 치열한 ‘자율 주행 자동차’는 10여년 후면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도의 기동성과 손재주로 열악한 환경을 견뎌내는 재난 대응용 로봇도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홈 분야에서는 인간의 거동을 돕는 신체 착용형 로봇도 나오고 있다. 학자들은 인간과 로봇 사이가 보다 수평적인 관계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높은 자율성이 부여된 로봇은 인간과 협력 관계를 맺을 것이라 보기도 한다. 실제로 운전을 감독하는 인간과 구글 자율 주행 자동차는 스승과 제자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능형 로봇의 진화는 인간의 편의성을 높인다. 다양한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고 긴급 상황에서는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지능형 로봇의 일로 대체되면 악영향도 예상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인간은 아직 지능형 로봇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 무인 항공기 배송 서비스를 둘러싼 기술적·법적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작업의 중요한 단계에는 반드시 인간의 개입과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간이 로봇에 얼마나 높은 자율성을 부여할 것인가는 앞으로도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전석용 < LG경제硏 책임연구원 syjin@lger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