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업체와 손잡고 아이폰7 AP 생산하나

입력 2014-04-17 22:00
글로벌파운드리社와 협약


[ 김현석 기자 ]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세계 2위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손잡고 애플의 아이폰7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에 나선다. 애플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파운드리의 뉴욕 라인에 14나노 첨단기술을 라이선스로 제공하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자사의 미국 오스틴 공장뿐 아니라 글로벌파운드리를 통해서도 내년에 나올 아이폰7용 AP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파운드리와 협약을 맺고 ‘14나노 핀펫(FinFET)’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17일 발표했다. 핀펫은 반도체를 3차원(3D) 입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14나노 핀펫을 통해 만든 제품은 20나노 평면 제품보다 소비전력을 최대 35%가량 줄이고 성능은 20% 이상 높일 수 있다.

이번 협약은 삼성과 애플, 글로벌파운드리 등 3사 간 이해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애플의 모든 AP를 파운드리 방식으로 만들어온 삼성전자는 올 9월 나올 아이폰6에서는 일부 물량(20나노 AP)을 파운드리업계 1위인 대만 TSMC에 빼앗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내년에 나올 아이폰7용 AP를 되찾겠다며 그동안 14나노 핀펫 공정을 개발해왔 다.

공정 개발을 마친 삼성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를 끌어들여 함께 애플 아이폰7용 AP 제조를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도 부담이 줄 수 있다. 애플은 글로벌파운드리가 14나노 핀펫 라인을 구축할 때 일부 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파운드리도 매출을 늘리고, 업계 1위인 TSMC를 견제할 수 있다. 이 라인에서는 애플용 AP뿐 아니라 퀄컴의 스냅드래곤 AP 등도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반도체 업체 간 새로운 차원의 열린 협력”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