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은행들 몸집은 두배, 순이익은 반토막

입력 2014-04-17 21:52
수정 2014-04-18 03:50
[ 김일규 기자 ]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인수합병(M&A), 대출 경쟁 등으로 몸집을 크게 불렸다. 그러나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낙하산 인사와 파벌 싸움으로 수익원 확보를 상대적으로 게을리했다는 분석이다.

전체 은행 총자산(신탁 제외)은 1999년 말 660조원에서 2004년 1029조원으로 증가하며 1000조원을 돌파한 뒤 2009년 1642조원, 지난해 1859조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대출 경쟁을 벌인 결과다.

외환위기가 몰아친 1999년 5조484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은행들은 부동산 경기 상승 바람을 타고 2004년 8조7750억원까지 순이익 규모를 늘렸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4.38%에서 15.16%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예대마진의 치중한 수익구조는 부동산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로 한계를 드러냈다.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9년엔 순이익이 6조9300억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엔 4조4847억원으로 급감했다. 10년 만에 덩치를 두 배 가까이 키웠지만, 순이익 규모는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ROE는 2009년 5.76%에서 지난해 2.69%로 떨어졌다.

예대마진에만 의존해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영업을 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