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대참사] 크레인, 사고 9시간후 출발…18일에야 도착

입력 2014-04-17 20:58
수정 2014-04-18 04:12
무책임한 사고船社…인양선 즉각 호출 안했다


[ 김우섭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이 사고 발생 직후 곧바로 인양선(크레인)을 호출하지 않아 인명 구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크레인 출발이 최장 12시간가량 지연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사안전법에 따르면 사고를 낸 선사는 침수 위험이 있을 때 곧바로 크레인을 사고 현장에 부를 수 있도록 연락을 취해야 하지만 청해진해운은 이 같은 최소한의 안전규정조차 지키지 않았다.

17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세월호가 “침수가 시작됐다”며 목포 해경에 구조를 요청한 시간은 지난 16일 오전 8시58분쯤이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은 곧바로 크레인을 호출하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황급히 구난업체와 계약해 경남 거제 등에 있던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해양환경관리공단의 해상 크레인 세 척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하지만 최초 호출이 늦어지면서 이들 업체와 기관이 사고 현장으로 크레인을 출발시킨 시간은 최초 사고 보고 시점으로부터 적게는 9시간, 길게는 12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크레인은 18일 오전 5시40분쯤에야 겨우 사고 지점에 도착할 예정이다. 해양환경관리공단과 삼성중공업 크레인은 이보다 늦은 같은 날 오전 7시와 오후 2시에야 현장에 도착한다.

실종자 가족들은 인명 구조를 위해 정부가 선체 일부라도 시급히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크레인 도착이 늦어지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현재 사고 현장에선 ‘언딘’이라는 수중작업 전문업체가 크레인이 도착하면 선체를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미리 쇠줄을 잇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크레인 세 척이 도착하는 대로 인양 작업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침몰한 선박 전체를 수면 위로 완전히 끌어올리지는 못해도 선체 일부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청해진해운 임원진은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 회사 김한식 대표는 사고 현장에 내려왔다 충격을 받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다.

진도=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