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원·달러 환율 1040원 또 뚫려…IT·車 대응 방안은?

입력 2014-04-17 11:06
[ 이하나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또 다시 1035원 중반대로 내려앉았다. 심리적 방어선 역할을 해오던 1050원선이 속절없이 무너진 이후 하락세가 빨라지면서 증시를 둘러싼 셈법도 복잡해졌다.

원화 가치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은 환 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 매입을 자극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대형 수출 기업에 실적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75원(0.07%) 내린 1036.95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1040원선 아래로 밀린 후 이틀 연속 하락세다. 지난 10일 기록한 5년여 만의 최저치(1031.40원)와도 거리를 좁히고 있다.

증권가는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날 '환율 전망 리포트'를 내고 원·달러 환율 1030원선도 붕괴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애널리스트는 "원화 가치는 달러당 1020~1050원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이 경우 기업들의 올 영업이익 예상치는 오는 2분기부터 분기별로 4~5%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원화가치 상승 배경인 국내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고려하면 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 증시로 흘러들어오는 외국인 자금도 이익수정비율(기업의 미래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애널리스트 수 비율) 개선 덕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표적인 환율 민감업종으로 꼽히는 IT(전기전자) 및 자동차주의 경우도 과거에 비해 상당 부분 민감도가 감소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3월 중순부터 외국인은 총매수 금액의 70% 이상을 전기전자, 운수장비에 쏟아부었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자동차 및 부품주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시장 확대 영향을 가격 하락 우려보다 더 크게 받을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IT업종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