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진도 방문서 실종자 가족들에 욕설·물세례 '봉변'

입력 2014-04-17 08:37
정홍원 국무총리는 17일 새벽 세월호 침몰사고 대책본부가 꾸려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가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거친 항의와 물세례를 받는 등 봉변을 당했다.

중국과 파키스탄 순방을 마치고 전날 밤 10시께 전남 무안공항에 도착한 정 총리는 목포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긴급 사고대책 관계장관회의를 마친 후 곧장 대책본부로 이동했다.

정 총리가 0시30분께 체육관으로 입장하자 정부의 대처 방식과 구조 지연 등에 불만을 토로하는 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가족들은 정 총리를 향해 "어디서 얼굴을 들고 오느냐", "잠수정을 왜 투입하지 않느냐", "우리 아이들을 살려내라" 등의 고성을 지르며 거칠게 항의했다.

체육관 안을 둘러보며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계속 항의를 듣던 정 총리는 체육관 밖으로 나가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가족들로부터 잠시 저항을 받았고, 2∼3명이 뿌린 생수를 맞아 머리와 어깨가 젖기도 했다.

사고대책본부에서 10여분간 머무른 뒤 자리를 옮긴 정 총리는 일단 서울로 돌아와 계속 구조활동을 지휘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해군과 군함을 포함한 모든 인력과 장비는 물론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구조를 할 수 있도록 각 부처는 인력·장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현장에 투입해달라"고 지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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