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욱 TOC까놓고] 학생과 현업 개발자, 자주 만나자

입력 2014-04-17 06:38
수정 2014-04-17 07:09
<p>마이스터고에서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게임개발자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현업에 종사하는 게임개발자들에게 실제로 게임 개발에 대해 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사실 이런 종류의 수업에 가면 비슷비슷하다.</p> <p>수업을 지루해하는 친구들은 뒤에서 졸고 원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눈을 빛내면서 듣는다. 그런 친구들은 별로 걱정이 없다. 어떻게든 게임을 만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다 다를까. 강연이 끝나니 질문을 하겠다고 따라나와서 게임업계 취업에 대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였다. 마이스터고라 그런지 취업에 대해서 굉장히 일찍 준비하는 느낌이었다. ▲ 서울디지텍 고등학교 게임 동아리 학생들의 작품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마이스터의 소프트웨어 학과에서 '아이들에게 프로그래밍에 대한 흥미를 어떻게 주어야 할까'같은 화제부터 시작해서 최신 개발 트렌드나 현재 학생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p> <p>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로 공부해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계셨다. 책상에서도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는 노력의 흔적이 엿보였다. 선생님들의 책상에는 최신 안드로이드 관련 서적 같은 것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에야 학교 선생님인 지인의 추천을 통해서 돕긴 했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게임산업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이 케이스는 운이 좋은 케이스일 것이다.</p> <p>결과적으로 선생님들은 최신 트렌드나 신기술,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보기엔 몇 년 지난 흐름에 대해서는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들은 본업이 게임개발자가 아닌데다가, 그런 걸 물어볼데도 없으리라.</p> <p>게임업계도 주로 사용하는 기술이 언제까지 갈지 2년 3년후에 어떤 플랫폼이 시장에서 중심을 잡고 있을지 예측을 못하는 상황에서 산업 바깥에 있는 고등학교 선생님들한테 그런 것을 예측해서 교육하라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게 아닐까 싶다. 어떻게든 학생들에게 현업 개발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주고 싶어했고, 그런 노력 끝에 이번엔 필자와 연결이 되서 강의가 성사되었을 것 같다.</p> <p>그런 상황에서 모든 고등학교가 현업 게임개발자를 데리고 특강을 받는 행운을 누리기는 힘들 것 같다. 다행히도 요즘은 게임을 접한 젊은 선생님들이 늘어나면서 게임개발자랑 연결이 되는 케이스가 주변에도 조금씩 보여서 다행스러운 느낌이지만 분명 아직 많이 부족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한동안 게임개발자에게 게임개발자가 되는 법에 대한 질문은 '열심히 공부하세요.' 나 '대학가서 준비해도 늦지 않아요.' 라는 대답이 일반적이었던 것 같다. 깊은 학문을 공부하려면 대학도 훌륭한 장소이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반값 등록금이다 뭐다 하더라도 대학 등록금이 가지고 있는 부담은 옛날과 비할 것 없이 크고, 대학에 갈 여유 없이 바로 취업을 해야하는 친구들이 존재를 하는데, 그런 친구들에게 쉽게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폭력이 아닐까.</p> <p>학생들은 항상 정보에 굶주려있었다. 주변에 IT나 게임개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극소수의 행운아들이 아닌 경우는 너무 많아진 정보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고 있었고, 질문하는 법조차 잘모르는 친구들을 무작정 싫어하는 현업종사자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흐름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게임 개발 자료들이 한국어보다는 영어로 된 자료들이 더 많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p> <p>필자는 인연이 닿으면 학생들과 만날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업계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굳이 선배 개발자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을 필요가 없고, 계속 새로운 피가 수혈되어야 문화와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이유지만 요즘 학생들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나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는 직접 만나서 부딪쳐보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필자 역시 운이 좋아서 학교와 연결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이런 식으로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학생들과 이야기해보고 싶어하는 개발자들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p> <p>학교 선생님들간의 커뮤니티와 게임 개발자의 커뮤니티가 연결돼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수 있게 되면 어떤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을까. 이런 이슈에 관심 있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분명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 된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편하게 연락주셔도 좋다.</p> <p>한경닷컴 게임톡 오영욱 기자 krucef@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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