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2013년 국내 실적…화이자, 6년만에 1위 되찾았지만…합병효과 빼면 '제자리'

입력 2014-04-16 21:44
수정 2014-04-17 03:45
합병효과 빼면 '제자리'
7위 사노피, 영업익 '최고'


[ 김형호 기자 ] ‘화이자가 6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1위를 탈환했지만 실속은 사노피아벤티스가 챙겼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33개 다국적 제약사의 지난해 실적이 요동쳤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총액은 5조965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늘었다. 정부의 약값 일괄인하 직격탄을 맞았던 2012년과 비교하면 좋은 성적이다. 영업이익도 174.4% 늘어난 1664억원을 기록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화이자는 매출 5993억원, 영업이익 48억원으로 2007년 이후 6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실적이다. 매출이 전년 대비 43.1% 증가했지만 매출 2000억원 규모의 와이어스 합병 결과가 지난해 실적에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합병 전인 2012년 화이자와 와이어스가 각각 4188억원, 201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실적이 악화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년간 1위 자리를 지켰던 GSK는 매출이 6.9% 감소한 4405억원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났다. 한국노바티스가 4832억원으로 2위 자리를 지켰다. 노바티스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60% 늘어난 100억원을 달성하며 선전했다.

상위 다국적제약사 중에서 가장 실속을 차린 회사는 사노피아벤티스다. 사노피 매출은 전년보다 5% 줄어든 2693억원을 기록해 전체 7위에 머물렀으나 영업이익은 33개 다국적사 가운데 가장 많은 199억원이었다.

베링거인겔하임도 전년 대비 17% 증가한 2014억원의 매출을 올려 상위사 가운데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사노피 관계자는 “2012년 약가인하 당시 크게 떨어졌던 실적의 반등 효과와 국내 파트너사 변경에 따른 수수료 이익이 새로 발생한 덕분에 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로슈 한국애보트 한국애브비 한국메나리니 한국엘러간 한국산도스 호스피라코리아 등 7개사는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를 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