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실종자 저체온증·질식 가능성 우려

입력 2014-04-16 17:40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의 구조작업이 지연되면서 실종자들의 저체온증이나 질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 현재 여객선 침몰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293명이 실종됐다.

실종된 293명은 민간 어선에 의해 구조돼 아직 구조자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배에서 빠져나와 해상에서 구조를 기다릴 가능성, 혹은 침몰된 선체내에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선체내에 있을 경우 배에 물이 안찼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찼을 경우 익사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물이 차지 않은 밀폐된 공간에 승객이 대피해 있다면 산소 부족에 따른 질식의 위험성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에서 빠져나와 구명조끼 등에 의지해 해상에 있는 경우라면 가장 위험한 것은 저체온증이다. 바닷물의 온도가 10℃ 남짓으로 낮기 때문에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심장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맥박이 느려지는 서맥, 심방세동, 심실세동, 심해지면 심장정지까지 올 수 있다.

저체온증 상태가 되면 일단 구조과정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박준범 순천향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체온이 32∼33℃ 수준으로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심각한 부정맥이 올 수 있고 출혈이 잘 생긴다"며 "구조할 때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구조 이후에는 체온을 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32∼35℃ 정도의 경도 저체온증일 경우 더이상 체온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30∼32℃ 수준의 중증 저체온증이면 발열 담요나 따뜻한 물을 이용해 외부에서 체온을 높이는 '능동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체온이 30℃ 이하로 내려가면 따뜻한 수액을 맞히거나 아니면 위장, 방광 등에 따뜻한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체온을 올리는 방법 등이 있다.

특히 이번 사고에는 고등학생 등 어린 승객이 다수 포함됨에 따라 구조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지 않도록 하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권영호 센터장은 "수개월간 규칙적인 정신과 상담을 통해 악몽을 꾸지는 않는지, 사고 이후 일상에 지장을 주는 문제는 없는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