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익 기자 ]
천재의 두뇌는 일반인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치매나 자폐를 앓는 사람은 뇌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 같은 질문은 뇌과학자들 사이에선 오래된 숙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두뇌 활동 측정 기술을 개발하고 작동 원리를 밝혀내는 데 1억달러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전문가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 교수가 있다. 승현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미국명 세바스천 승·48·사진)는 뉴런 사이의 연결 구조, 즉 뇌 신경망 지도인 ‘커넥톰’을 연구하는 학자다. 최근 번역 출간된 ‘커넥톰, 뇌의 지도’(김영사 펴냄)의 저자인 승 교수는 15일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의 커넥톰을 연구하는 것은 뇌의 지도를 완성해 뇌 연구에 한발 다가서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두뇌에 있는 뉴런과 그 연결 구조는 비행기 항로와 같다”고 비유했다. 신경세포는 각 도시고 도시를 연결하는 항로가 시냅스(신경세포 접합 부분)다. 승 교수는 “이런 도시가 1000억개인데 이것이 단선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복잡하게 연결된 것이 사람의 두뇌”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의 뇌를 완전히 분석하는 데 성공한다면 뇌 용량은 제타바이트(1조기가바이트)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금씩 분석될 때마다 연구 성과가 나오고 있으며, 빠른 분석을 위해 뉴런을 색칠하는 일을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 네티즌과 연구 작업을 공유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24세에 하버드대 박사가 된 승 교수는 첫 전공이 물리학이었다. 승 교수는 “뇌 신경이 어떤 식으로 연결돼 있는지 지도를 만들어내면 우리가 앓는 뇌 질환은 왜 생기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길이 열릴 것”이라고 연구 목표를 밝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