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투데이 - 매출 10조…강성욱의 '겁없는' 도전
GE·한국 초일류 기술 결합…글로벌 제품으로 시장 공략
3~4년 내 매출 2배 목표
[ 이상은 기자 ]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해 3~4년 사이에 매출을 2배로 늘리겠습니다. 이를 위해 매년 200~300명씩 우수 인력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강성욱 제너럴일렉트릭(GE)코리아 총괄 사장(53·사진)은 한국에서의 사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머뭇거리지 않고 4조원가량의 연매출 규모를 3~4년 내 2배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작년 10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한국을 찾았을 때도 “3~4년 뒤엔 GE코리아의 매출이 현재의 2배에서 2.5배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2017~2018년엔 매출이 8조~10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결코 무모한 계획이 아니며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목표”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발명왕’ 에디슨이 설립한 GE는 전구 등 전기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항공기·선박 엔진이나 대형 발전기기, 헬스케어제품, 수(水)처리 기술, 공장 자동화 기술 등이 주력 사업이다. 국내 수요만 봐서는 단기간 내 매출을 두 배나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이런 지적에 대해 “한국 내수시장만을 보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이라는 기반을 활용해 세계에서 돈을 벌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한국 전자회사와 손잡고 GE의 기술이 담긴 제품을 만들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에 수출하거나, 한국 조선업체와 손잡고 해양 신기술을 개발해 전 세계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일국에서 세계로(in country, for global)’ 전략을 실천하기에 한국은 최적의 장소라는 설명이다.
한국HP·시스코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온 강 사장은 2012년 GE코리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된 후 ‘IT와 조선업 등이 크게 발달한 한국을 글로벌 공략의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미국 본사에 강력하게 주장했다.
실제로 그가 GE의 한국 사업을 총괄한 이후 미국 본사의 한국에 대한 평가가 완연히 달라졌다고 한다. 이멜트 회장에 이어 지난 2월 존 라이스 부회장이 방한한 것도 한국 사업에 대한 미국 본사의 관심과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점을 반영한다. 이 과정에서 GE는 한국에 조선해양글로벌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하고, 해양플랜트 핵심 기자재 공장 유치도 약속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항공기·헬스케어·해양플랜트 등 7개 분야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지난 1월 미국 크로톤빌연수원에서 전 GE 임원을 모아놓고 ‘삼성을 배우자’는 취지의 강연이 열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강 사장은 “글로벌 본사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브라질이나 싱가포르와 경쟁하는 투자 대상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의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정치인과 고위관료들이 직접 나서 ‘한국에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GE의 임원으로서 GE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정부 및 기업과 세계에 동반 진출한다면 한국 경제의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며 “결국 GE의 자산을 한국의 인프라로 활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