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가 된 부도 단지…새 주인 만나 분양가 확 내려 인기

입력 2014-04-14 21:02
수정 2014-04-15 04:42
[ 김보형 기자 ]
풍림산업이 지난해 12월 경기 구리시 인창동에서 분양한 ‘인창동 풍림 아이원’은 당초 다른 시행사가 분양에 실패해 부도를 냈던 사업장을 인수한 단지다.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덕분에 최초 분양가보다는 최대 1억원까지, 주변의 같은 면적 아파트와 비교해서는 최대 6000만원까지 분양가를 낮춰 100% 분양에 성공했다.

1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의 포기나 부도 등으로 사업이 중단된 단지가 새 사업자를 만나 재분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재분양 단지는 새 사업자가 싼 값에 사업장을 인수한 덕분에 분양가가 저렴한 데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아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끈다.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에서는 영조주택이 공사 중이던 연립주택단지(웰리드)를 대림D&I가 인수해 ‘루시드 에비뉴’(조감도)라는 단독주택 단지로 바꿔 이달 중 분양에 들어간다.

연립주택 당시 20억원을 웃돌던 분양가는 12억원대까지 낮아졌다. 서울 청담동과 압구정동 등 한강변에서 ‘상지 리츠빌’ 브랜드로 고급 빌라를 주로 지어온 상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대림D&I 관계자는 “이웃한 판교신도시에서 단독주택 부지를 사서 직접 짓는 가격의 60%에 단독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M그룹도 이달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서 ‘청구지벤 더 갤러리’를 인수해 단지명을 바꾼 ‘김포 우방 아이유쉘’을 분양할 예정이다. 공정률이 80% 가까이 진행된 상태에서 시공사인 청구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됐던 단지다. 분양가도 2007년 첫 분양 때보다 3.3㎡당 평균 300만원가량 낮은 1000만원 미만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진행 중인 울산 울주군 범서읍 ‘부영 사랑으로’도 현진의 부도로 공사가 멈춰 선 ‘천상 현진 에버빌’ 사업장을 인수해 재분양한 곳이다.

서울 상봉동 ‘성원 쌍떼르시엘’ 주상복합과 충남 천안시 불당동 ‘대주 피오레’ 주상복합 등 건설사 부도로 인한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 환급사업장도 새 주인을 찾은 만큼 향후 일반 분양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된 환급사업장은 매입가격이 원래 가격보다 최대 60% 가까이 낮아져 재분양 가격도 당초보다 내려가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