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빠져 2살 아들 숨지게한 친아버지 '충격'

입력 2014-04-14 10:06
수정 2014-04-14 10:14
지난 13일 오후 경북 구미에서 쓰레기 봉투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된 2살 난 아기는 친아버지가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아버지 정모(22)씨는 아내와 별거한 뒤 아기를 집에 혼자 둔 채 PC방을 돌면서 게임을 하다가 아들을 숨지게 한 뒤에도 24일간 담요에 싼 채 베란다에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대구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월 24일 아내와 별거를 시작하자 오후에 아들을 집에 혼자 둔 채 외출해 PC방과 찜질방 등을 돌아다녔다.

그는 2살짜리 아들을 집에 방치해 두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2~3일에 한 번 정도 집에 들러 확인한 후 다시 외출해 게임에 몰두하는 일을 되풀이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7일 오후 1시께 집에 돌아왔을 때 아들이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어 3월 31일 귀가했다가 상당히 부패한 시신을 담요에 싼 뒤 베란다에 내어놓았다.

다시 외출한 정씨는 부동산소개소에 전세로 내놓은 자기 집에 중개사 등이 찾아오면 시신이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고 보고 시신을 치우기로 했다.

지난 11일 집으로 돌아온 정씨는 100ℓ들이 쓰레기 봉투에 시신을 담은 뒤 자기 집에서 1.5㎞ 가량 떨어진 곳에 시신을 버리고 평상시와 같은 생활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엽기적인 행각은 정씨가 경찰에 "아기를 잃어버렸다"고 지난 13일 오후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자신의 범행이 덜통날 것을 두려워한 정씨는 13일 오전 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를 찾아 "노숙을 하던 중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동대구역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특이점이 나오지 않자 계속해 추궁하자 자신의 범행을 털어놨다.

경찰은 정씨가 아들을 방치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만큼 아들이 숨지는 과정에 있었던 그의 행동에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 등의 혐의로 14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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