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솔루션 "파격적 성과보상·창업 독려…인재 유치 올인"

입력 2014-04-13 21:58
직원 50명으로 820억 매출

감시카메라·블랙박스 등 신제품 개발 쏟아내
연봉 20% '분기 인센티브'…팀원들과 성과급 나눠
우수인력 유치 위해 상장…인재기업 M&A도 검토


[ 안재광 기자 ]
세미솔루션은 전자기기의 머리 역할을 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칩셋’을 설계하고 운영소프트웨어(OS)인 ‘임베디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조그마한 중소기업(임직원 수 50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가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자가설치형 감시카메라’와 5년 무상 품질보증을 하는 ‘자동차 블랙박스’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주변 소음에 따라 음량을 자동 조절하는 보청기’, ‘백내장 환자 시력을 교정하는 안경’ 등을 개발 중이다. 작은 기업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20억원으로 1인당 약 16억원에 이른다.

이정원 세미솔루션 사장(사진)은 “철저한 성과보상 체계를 도입하고 나중에 창업도 할 수 있도록 회사 내부에 ‘인큐베이팅’ 제도를 도입한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연봉 20%를 인센티브로

생산공장 없이 개발 업무만 하는 세미솔루션은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분기마다 다면평가를 해 상위 30% 안에 들면 연봉의 20%를 성과급으로 주고 있다”고 말했다. 1년 동안 내내 상위 30% 안에 들면 연봉의 최대 80%를 성과급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사장은 또 “자신에게 할당된 성과급을 다른 직원들과 공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지난 1분기 성과급으로 받은 1000만원에서 100만원씩 떼어내 다른 3명의 팀원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팀 단위로 작업이 이뤄지는 것을 반영한 조치다.

분배된 성과급은 모두 공개된다.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 모두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투명하게 하지 않으면 내부 직원 간 불화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위 30%에 들어가더라도 연봉이 깎이지는 않는다. 이 사장은 “평가가 좋지 못하면 재교육을 한다든지 부서를 재배치해 좀 더 분발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창업 독려도 인재 유치 방안

세미솔루션이 ‘직원 창업’을 독려하는 것은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개발자 상당수가 자신의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데, 이직을 막기 위해 창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 기자재를 지원해주고 창업 자금까지 대주는 ‘인큐베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장은 “내년 상반기 증시 상장을 계획 중”이라며 “이 또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뽑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상장을 하면 신규 채용 때보다 보다 좋은 인재를 뽑을 가능성이 크고 직원 사기도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공모자금은 개발자를 채용하는 데 대부분 쓸 예정이다. 그는 “좋은 인재가 있는 기업의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앞으로 가상현실 모니터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 가능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창업 20주년이 되는 2023년 매출 1조원을 넘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